술 마시고 기억안나고...알코올로 손상된 '뇌'
우울증, 술에 의존하지 말고 정신과 치료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제약회사 영업팀에 근무하는 김모(32)대리는 회사 업무로 거의 격일로 술을 마신다. 김 대리는 “어느 날부터 술만 마셨다하면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면 어디에 부딪쳤는지 온 몸 여기저기에 시퍼런 멍자국만 선명히 남아 한숨만 연거푸 내쉰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음주폐해예방클리닉에 따르면 알코올은 조금 마시면 처음에는 말초신경이 흥분되고 위산분비가 촉진되나 과음하거나 장기간 남용하면 뇌세포 파괴를 촉진시켜 우리 뇌의 기능을 억제시킨다.
알코올로 인해 뇌손상을 입게 되고 조기증상으로 기억이 나지 않기 시작하며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의학적 치료로 손상된 뇌를 회복시켜야 한다.
◇ 알코올중독자... 심하면 자살충동
주당들은 술자리에서 술이 취해 필름이 끊겨 생긴 무용담을 앞다퉈 말하며 단순한 해프닝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필름이 자주 끊긴다는 것은 뇌세포에 손상이 진행돼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술을 자주 마시면 마시는 양도 늘고 자신도 모르게 실수를 하게 돼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알코올 남용을 한다.
서울성모병원 음주폐해예방클리닉 정신과 김대진 교수는 “심한 경우 술에 의존하게 돼 술을 마시지 않으면 술을 마시고 싶다는 갈망이 생기고 손이 떨리거나 발작을 일으키거나 좌우분간을 못하는 등 알코올금단증상과 함께 알코올에 대한 내성이 생겨 결국 알코올 의존에까지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한두 번 필름이 끊겼다고 알코올 의존증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음주하는 가운데 필름이 자주 끊기고 이로 인해 사회적 활동에 영향을 미쳐 지장을 받게 돼 문제가 발생한다면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알코올중독자는 술을 마시고 난폭한 행동을 보이거나 갑자기 유쾌해지는 정신상태의 이상 증상을 보이고 자신의 행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상실돼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과감한 행동들을 하며 심한 경우 우울증이나 피해망상의 정신병적인 증상도 보인다.
평소에 자살을 생각하던 사람이 술을 마심으로 행동통제능력이 떨어져 자살충동을 느끼게 돼 과감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이것에 해당한다.
이러한 알코올중독자들이 술을 만성적으로 마셨을 때 치매로 이어져 기억장애나 인지기능이 떨어지게 되므로 언어, 관리, 인식, 운동수행능력의 장애로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며 뇌 활동에 필요한 필수 비타민의 섭취의 감소와 영양결핍으로 알코올성 치매를 야기한다.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알코올중독클리닉 정신과 고영훈 교수는 “비타민B중 하나인 치아민이 부족하게 되면 술을 마시지 않아도 필름이 끊기는 ‘베르니케-코르사코프 뇌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 교수는 “과음으로 인한 단기기억장애로 안구 근육이 일부 마비되고 보행 장애가 동반 출현하며 만약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알코올성 지속성 기억장애인 ‘코르사코프증후군’으로 이행되기도 하며 이는 영양섭취와 관계없이 계속 지속된다”고 덧붙였다.
◇ 금주와 약물치료로 손상된 뇌 회복
알코올성 치매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알코올중독이라고 인정하지 않아 가족에 이끌려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나이가 많고 알코올중독이 오래된 사람이나 어린 나이에 술을 배우기 시작한 사람 혹은 알코올분해효소가 적은 여자들이다.
건국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에 따르면 알코올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우선 1차적으로 금주를 해야 하며 약물치료와 금주모임을 갖으며 손상된 뇌 회복을 위해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2차적으로 금주를 함으로써 생기는 알코올금단증상을 치료하며 몸에 쌓인 독소를 해독하고 3차적으로 술로 인해 생긴 영양결핍을 해결해야 한다. 또 비타민 섭취를 늘리고 충분한 영양공급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기억ㆍ인지기능을 증진시키는 인지기능개선제를 처방해 치료 받도록 해야 한다.
건국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유승호 교수는 “알코올중독자가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하지 않기 위해 충분한 영양섭취와 운동, 원만한 대인관계 유지를 통해 우울증세나 불안장애를 겪는 경우 술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며 정신과 질환 치료를 받으며 술로 문제를 해결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