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여성 갱년기, 고혈압 주의보
여성 갱년기 증상치료, 인식변화 시급
[메디컬투데이 민승기 기자]


여성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자연현상인 폐경을 전후로 생기는 갱년기증상.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갱년기때 일반적인 안면홍조, 우울증, 요실금 같은 증상과 함께 소리없는 살인자라 불리는 ‘고혈압’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건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지영 교수는 “폐경은 ‘끝’인 동시에 ‘시작’이며 ‘상실’이기도 하지만 ‘자유’이기도 하다”며 “인생의 새로운 시작과 자유의 전환점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폐경기를 맞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갱년기 여성, 고혈압 체크는 필수

인생의 1/3을 폐경상태로 보내야 하는 여성은 갱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평생의 건강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갱년기 증상은 개인차가 있어 한마디로 설명할 순 없지만 많은 여성들이 갱년기가 되면 특별한 증상없이 몸이 개운하지 않다고 호소하고 있다.

갱년기에 발생하는 임상증상(안면홍조, 발한, 가슴두근거림, 이명증, 어지럼증, 두통)을 갱년기 장애라고 부르고 있지만 고혈압을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이때 주기적인 혈압을 체크하는 것은 필수다.

실제 보건복지가족부에서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이전에는 남성이 고혈압 환자가 많았지만 여성은 50대 전후로 고협압환자가 급증해 60대 이후에서는 남자보다 고혈압 환자가 더 많은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폐경기 여성 상당수가 신체적·정신적 갱년기 증상을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삶의 질과 자신감도 저하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엘쉐링제약에 따르면 갱년기 치료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인식변화가 시급하다.

바이엘쉐링제약의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1/3에 달하는 여성들은 폐경 후 갱년기 증상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했고 절반에 가까운 여성들은 갱년기 증상들을 단순히 무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한폐경학회가 발표한 ‘호르몬 치료에 대한 한국 폐경 여성의 인식도 변화’ 연구에서는 조사에 참여한 한국여성 511명 중 약 95%가 고혈압, 안면홍조, 발한, 기억력 감소 등 증상의 경중에 관계없이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56%의 여성들이 호르몬 치료를 필요하다고 인지하고 있었지만 9.5%만이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어 실제적인 치료률은 매우 낮아 여성들의 인식변화가 요구됐다.

제일병원 내과 박정배 교수는 “갱년기 여성들은 여성호르몬이 떨어지면서 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55세 전후 여성은 혈압이 많이 올라가기 때문에 고혈압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무엇보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 갱년기 증상이 협심증, 심부전 증상과 비슷해 방심하다가 놓치기 쉽고 고혈압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절대 환자마음대로 진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호르몬 치료, 유방암 증가?

작년 국내 45세에서 64세 사이의 폐경 여성은 6백만명으로 추산되고 2020년까지 8백만명으로 급증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폐경기 여성들은 의료진과 적극적인 상담을 통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갱년기 증상은 보통 1~2년이면 없어지지만 이때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이후 골다공증이나 심혈관 질환, 생식기 질환, 콜레스테롤 상승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안면홍조증의 경우 심장을 두근거리기도 하고 불안한 증상을 보이는데 이는 갑상성 질환과 심장질환과 비슷해 주의가 필요하다.

혈관도 노화하기 때문에 ‘걷기’ 등의 운동을 하고 평소식단에 소금기를 줄여야 한다.

또한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폐경이 시작되자마자 호르몬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폐경된지 10년이내, 60세 이전에 폐경 치료를 시행한 경우에는 치료를 하지 않았던 여성보다 전체 사망률이 30% 줄었다는 보고도 있다.

이전 미국의 연구결과 호르몬 치료를 하지 않은 여성 1000명당 3명에서 유방암이 발생할 때 호르몬 치료시 3.8명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많은 여성들이 꺼리고 있지만 한국여성의 유방암 발생빈도는 미국여성의 1/6~1/8정도에 불과하고 그중 2/3는 폐경전에 발생한다.

즉 호르몬 치료로 인한 유방암 증가 확률은 비만, 운동부족, 과음시에 나타나는 암 위험도와 유사해 매년 정기적으로 유방진찰과 유방 X-선 조영술을 받는 경우 유방암에 대한 걱정으로 폐경기 호르몬 치료를 주저할 필요는 전혀 없다.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신경균 교수는 “최근 호르몬치료를 폐경이 된지 3년이전에 할 경우 오히려 유방암 등 합병증 위험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고 그 이후 치료시 위험성이 더 커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따라서 갱년기 증상 치료는 고생하고 있는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상당히 덜어주며 이는 일찍 치료할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민승기 기자 (a1382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