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학적으로 고급유와 큰 차이 없어
대두유는 저급유인가?
마트의 식용유 매대. 몸에 좋다고 광고하는 올리브유와 포도씨유를 집자니 가격 때문에 망설여지고, 저렴한 대두유(콩기름)를 먹자니 왠지 질 떨어지는 제품 같아 고민이다. 그동안 먹어왔던 콩기름은 정말 값싸고 저급한 제품일까?
식
용유는 넓은 의미에서 ‘유지’에 속한다. 유지는 기본이 되는 글리세린이라는 성분과 여러 가지 지방산이 합쳐진 것이 주성분이다. 즉 하나의 글리세린에 지방산 여러 개가 붙고, 거기에 다시 토코페롤이나 비타민 같은 미량물질이 합쳐진 것이 바로 유지, 즉 기름이다. 가장 흔하게 쓰이고 있는 대두유를 비롯해 고가의 올리브유까지 모두 이런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방산은 다시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으로 나뉘고, 불포화지방산은 다시 단일 불포화지방산과 다중 불포화지방산으로 나뉜다. 식품영양학 전문가들은 포화지방산과 다중불포화지방산, 단일 불포화지방산을 각각 1:1:1의 비율로 섭취하는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어느 하나만 많이 섭취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뜻. 단, 다중 불포화지방산이면서 필수지방산인 리놀산, 레놀렌산, 아라키도산은 인체가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지방산이다.
기름 종류보다 지방산 고른 섭취가 중요
대두유(콩기름)의 진실을 밝히기 전에 지방산 관련 설명을 장황하게 한 데는 이유가 있다. 대두유는 대표적인 식물성 기름 가운데 하나다. 이는 우리가 식용유로 사용하고 있는 올리브유, 포도씨유, 카놀라유, 옥수수유, 현미유, 팜유 등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각 기름의 영양 성분을 비교하는 기준이 바로 지방산의 함량과 종류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트랜스지방은 식물성 기름과 수소 첨가물을 인위적으로 결합하면서 생긴 인공 불포화지방산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가린. 따라서 어떤 식물성 기름이든 간에 자체적으로 트랜스지방을 함유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일례로 올리브유의 경우 자연계에서 유일한 단일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의 함량이 40% 수준으로 매우 높다. 액체유이면서도 산패가 적은 장점을 지닌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올레산을 많이 섭취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지방산의 종류별로 균형을 맞춰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대두유 역시 대표적인 식물성 기름이다. 대두유의 경우 레놀렌산이 7% 정도로 높은 편인데, 이는 산패의 위험성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연 항산화제인 토코페롤을 1500ppm 가량 함유하고 있어 사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두유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는 또 있다. 제조과정에서의 문제점이다. 식용유를 제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압착법과 정제법이다. 압착법은 말 그대로 원료를 짜내는 방식이고, 정제법은 화학적으로 기름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대두유의 경우 100% 정제법이 쓰이는데, 이때 사용하는 용매인 헥산이 논란의 중심이다. 헥산은 그 자체로는 고인화성의 유독물질이다. 헥산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되면 호흡기와 피부, 눈에 심한 자극이 온다. 또한 중추신경계의 작용을 억제해 신경 이상을 일으켜 어지러움증, 사지감각 둔화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헥산의 부작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설명은 다르다. 한국식품연구원 윤석후 박사는 “헥산의 끓는점은 섭씨 60도로 완제품인 식용유에 헥산이 잔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극미량의 잔류량이 남을 수도 있지만 “쌀밥에 농약이 남았으면 어떡하느냐는 걱정보다도 안전한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박사는 “식용유의 경우 지방산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할 뿐” 이라며 자신은 “평소 가장 싼 식용유를 고른다”고 덧붙였다.
[한경비즈니스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