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리기 어려워 무섭다! 'C형 간염'
C형 간염 50~80%는 만성될 수 있어...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직장인 정모(34·남)씨는 직장건강검진에서 'C형 간염' 양성판정을 받았다. 정씨는 "황달 증상도 없고 아픈 데도 없는데 C형 간염이라고 나와서 너무 놀랐다"며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두렵고 여자 친구한테도 말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병이 많이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C형 간염'. 최근 선진국병이라 불리는 C형 간염으로 인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B형 간염은 국가적으로 접종사업을 진행했기에 앞으로 상대적으로 C형 간염의 비중이 높아질 수 있고 한 번 감염되면 대부분이 만성으로 진행되는 병의 특성상 중·장년층에게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했다.

◇ 환자의 20% '간경변증'으로 이행, 간암 확률도 ↑

C형 간염은 간염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간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B형 간염 다음으로 많으며 성인의 1%정도가 감염돼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더 많아 B형 간염의 3배에 이른다고 한다.

군대입영대상자 7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1993년도에 C형 간염 보균자가 0.09% 정도였는데 2002년 0.25%를 기록해 10년 간 약 3배의 증가율을 보여 심각했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는 달리 증상이 없고 황달도 나타나지 않으며 특별한 증세를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알아차리기 어렵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에 따르면 C형 간염은 극소량의 바이러스에도 쉽게 감염될 수 있으며 일단 감염되면 만성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급성 C형 간염은 완전히 쾌유됐다 하더라도 4~5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또 20~25년 만에 약 20%가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며 한 번 간경변증으로 이행하면 간암을 일으킬 수 있는 확률이 B형 간염보다 더 높다.

최근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이 사회적 문제로 크게 대두돼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도 주요 이슈로 연구에 많은 연구비를 쏟고 있는 실정이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돼도 본인이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으며 복수, 황달, 토혈 등의 증상이 생겨서 많이 진행된 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 교수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된 후에는 해가 거듭됨에 따라 간암의 발생위험도가 높아지나 간염의 정도가 경미하거나 건강관리를 잘한 경우에는 C형 간염이 있다해도 감염되지 않은 사람과 건강상의 차이가 없으므로 정확한 상태를 확인 받고 치료와 관리를 하는 것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 예방백신 '無', 완치 확률은?

지금까지 알려진 C형 간염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에 노출될 경우 주로 감염된다.

예를 들면 무분별한 성적 접촉, 감염된 산모에서 태어난 아기, 문신이나 미용 혹은 치료를 위해 오염된 기구 등으로 피부를 찌르는 행위, 면도기 혹은 칫솔을 공유할 경우에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자신이 C형 간염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면? 불행하게도 C형 간염에 대한 특효약이나 예방백신은 아직 없어 휴식과 충분한 영양공급, 인터페론 등 항바이러스 약물이 병의 진행을 막는데 이용되고 있다.

인터페론 주사는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공인돼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치료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인터페론은 약 50% 정도에서 효과가 있으나 이후 절반이 재발돼 실제 효과는 약 25%내외라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병원 소화기 내과 김윤준 교수는 "C형 간염은 주로 건강검진을 받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백신이 없지만 최근에 치료법이 많이 개발 돼 치료가 비교적 잘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가족 중에 한 사람이라도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양성으로 나타난다면 칫솔이나 면도기, 치실 등 혈액으로 인해 오염될 수 있는 개인 용품을 같이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숟가락이나 포크 등을 깨끗하게 씻는 등 청결한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elle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