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은 술고래·뚱보들 전유물 ?…No!
콜레스테롤 과다 원인… 유전 영향 커 술·고기 안 즐겨도‘위험’
심장질환 중 가장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관상동맥질환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협심증은 흉통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나 심근경색증은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발병, 이들 중 절반가량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죽상동맥경화증. 죽상경화증은 오래된 수도관이 녹이 슬고 이물질이 침착해 내부가 좁아지는 것처럼, 주로 혈관의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들러붙고 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나 혈관이 막히는 질환을 말한다.
죽상동맥경화증의 가장 큰 발생 요인은 고지혈증. 혈액 내 지방성분, 즉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하는 고지혈증은 그 자체로는 병이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고지혈증은 고지방, 고칼로리 식사, 음주, 유전, 비만 및 운동부족, 간기능장애,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혈관벽에 지방 덩어리가 쌓이는 것이다.
현재 의학계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 미만일 경우 정상으로 진단하며, 200~239㎎/㎗는 고지혈증 주의, 240㎎/㎗ 이상은 고지혈증으로 진단한다. 2007년 국민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30, 40대의 고지혈증은 100명 중 5~8명 선이나 50대 이상에서는 15~20명으로 훌쩍 높아진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고지혈증이 30대 3.7%에서 50대 19.0%, 60대 27.6%로 급상승한다. 이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대사작용이 저하돼 인체에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콜레스테롤이 무조건 건강을 해치는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건강을 해치는 요소이기 이전에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지방산이기도 하다. 문제는 콜레스테롤의 성분이 기름이어서 수용성인 혈액에는 용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성분이 혈류 내에서 이동하기 위해선 단백질 성분과 결합, 지단백의 형태를 취해야 한다.
이들 단백질과의 합성 형태에 따라 고밀도 및 저밀도 지단백으로 구별되는데 이들 중 혈관에 손상을 주고 동맥경화증 및 관상동맥 질환을 유발하는 유해한 지단백은 저밀도 지단백(LDL)이다. 반면 고밀도 지단백(HDL)은 쌓여 있는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전달, 우리 몸으로부터 없애주는 역할을 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즉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은 LDL 콜레스테롤이 높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체내 콜레스테롤 중 음식물 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은 20%이며 나머지 80%는 간 등 체내에서 직접 생성된다. 따라서 평소 음식물 관리를 했다 하더라도, 유전에 따라 콜레스테롤이 과다 생성되는 경우도 많다.
고지혈증은 상당한 정도의 동맥경화에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동맥의 70% 이상이 막혔을 경우에 간혹 목덜미가 찌릿찌릿하거나,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다. 고지혈증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은 물론 혈액 흐름이 막혀 동맥경화를 유발해 심장 및 혈관질환을 일으킨다. 콜레스테롤 감소를 위해서는 금연과 금주를 실천하고 육류를 피해야 한다. 과식을 피해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총지방 섭취량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권길영 을지대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평소 “술이나 육류를 즐기지 않더라도 50세 이상 되는 이들은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고지혈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부모나 형제 중에서 심장질환이 있는 이는 고지혈증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권길영 을지대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배종화 경희의대 순환기내과 교수>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