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사고, 학교장 면책되나?

`처벌 제외’ 조항 추진…“사고 더 늘어날 것” 우려


정부가 집단 식중독 등 학교에서 발생한 급식사고에 대해 학교장 처벌을 완화하는 법개정을 추진해 논란이다. 학교 급식에 대한 성실한 감독을 한 증빙자료를 제시하면 처벌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학교 급식에 따른 관리 감독이 약화될 우려를 안고 있다.

특히 학교장이 처벌되는 지금도 학교급식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지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면책까지 되면 학교 급식사고가 늘어날 가능성은 더 높다.

12일 광주지역 교육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학교급식법 일부 개정안에서 ‘양벌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을 신설했다. 양벌규정은 급식사고가 발생했을 때 급식 납품업자와 함께 학교장이나 위생사 등에게도 벌금형을 처하는 규정이다.

이번에 정부가 추가한 내용은 ‘법인 또는 개인이 해당업무에 관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지 아니한다’는 면책조항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학교급식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학교장이나 영양교사, 조리사는 식품위생법 제 74조 등에 의거 7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이 조항에 대해 학교장들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다. 급식 사고는 최선의 주의 의무를 다해도 발생하게 되는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지역의 한 교육단체 관계자는 “학교 급식 납품 비리 사건이 발생해 조사를 해보면 거의가 학교장 등 학교 고위 관리자들과 관계가 있었다”며 “관리감독 증빙이야 서류만 잘 꾸미면 되는데 면책을 하면 급식에 나쁜 재료가 사용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말했다.

특히 양벌규정 조항 개정을 꾸준히 요구해온 학교장들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학교의 수장으로서 권한은 누리면서 그에 따른 책임은 회피하려고 한다는 것.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학생이 다칠 경우 그에 따른 책임은 학교 최고 관리자가 지는 게 당연하듯 학교급식도 마찬가지다”며 “권한은 모두 누리면서 책임은 회피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양벌규정이 사라질 경우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학교장뿐만 아니라 급식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영양교사와 조리사 등도 서류적으로 위생문제에 철저히 대응했다는 증빙만 하게 되면 처벌을 받지 않게 되기 때문. 결국 급식사고 위험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 관계자는 “양벌규정 조항이 버젓이 있는 지금도 학교급식 사고 때 학교장이 처벌받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그나마 있는 조항까지 없애면 학교 급식 재료에 대한 안전은 어떻게 담보할 수 있으며 아이들의 피해는 누가 책임지느냐”고 지적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광주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