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다이어트] 다이어트는 적게 먹기 게임이 아니다

[쿠키 건강칼럼] 비만센터 의사로서 필자가 사람을 만나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는 다양한 대화를 통해 체중감량에 대해 상대가 갖고 있는 잘못된 인식이나 믿음을 고쳐 주는 일이다.

이런 잘못된 믿음들 중 대다수 사람들에게 가장 단단히 고착돼 고치기 힘든 생각은 바로 더 적게 먹을수록 더 빨리 더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다.

심지어 필자가 1~2주 만에 자신을 덜 먹게 만들지 못했다는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거나 병원에 오기를 거부하는 이들도 허다하다. 그렇다면 정말 덜 먹을수록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빨리 날씬해 질 수 있을까?

◇비만의 충분조건, 다이어트에는 필요조건일 뿐

먹는 양에 관련된 문제는 사실 비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는 하다. 당신이 당신에게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섭취한다면, 쉽게 말해 많이 먹는다면 비만을 피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도,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해도, 꼬박꼬박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해도, 당신이 하루 1800Kcal를 소모하는데 하루 평균 2000Kcal씩 일주일에 평균 1만4000Kcal를 먹고 있다면 일주일에 1400Kcal, 약 지방 200g(지방 1kg은 약 7700kcal의 열을 내는 에너지의 축적물)이 몸 어딘가에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 즉 많이 먹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비만이 될 수 있는 충분조건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이미 몸에 불필요하게 많은 지방을 쌓은 당신이 먹는 양을 줄인다고 그것만으로 살이 빠질까? 아니다. 오히려 당신의 몸은 줄어든 섭취량에 저항하며 당신의 기초대사량을 줄이고 모자란 영양소들을 당신의 뼈와 근육에서 갖다 쓰며 조금이라도 남길 수 있는 에너지가 있으면 당신의 지방세포와 호르몬을 총동원해 그 에너지를 저장하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의 뇌는 부족한 에너지 섭취를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로 간주해 영양결핍과 같은 고난의 시기를 견디기 위한 에너지 비축 창고로 지방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먹고 살고자 하는 본능을 거스르는 방법으로는 목표 체중에 도달할 수도 없고 요요를 피할 수도 없다.

◇그 노랫말처럼, ‘당신은, 나는 바보 입니다’

오랫동안 그리고 최근까지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많은 의사나 다이어트 전문가들은 먹은 음식의 양, 칼로리에만 신경을 써왔다. 먹는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부피는 크지만 칼로리는 적은 뻥튀기 같은 음식을 다이어트 음식으로 권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적게 먹지 못하는 비만인 사람들의 약한 의지를 탓했고 비만약은 곧 식욕을 떨어뜨려 먹지 않도록 만드는 약을 의미했다.

필자 역시 영양소의 조성이나 식욕과 배고픔에 대한 고려 없이 어떻게든 저칼로리 다이어트로 승부를 보려다가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기억이 이 노래의 제목처럼 아련히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 때의 실패는 환자의 잘못이 아니라 나의 불완전한 이해에 원인이 있었다.

◇당신에게 필요한 음식을 필요한 만큼 먹어라

당신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지 못한다면 당신은 영원히 배가 고플 것이고 그것은 아무리 부피가 큰 음식도 채워 줄 수 없는 허기가 될 것이다. 당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대표적으로 다양한 비타민, 무기질(미네랄이라고 불리는 각종 조효소들), 적당량의 단백질 그리고 좋은 지방이다.(다이어트에 필요한 영양소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계속 설명하려 한다) 당신의 소모에너지보다 섭취 칼로리를 10~20% 정도 줄이되 당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120% 공급한다는 기분으로 좋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배고픔을 참기 위해 뻥튀기를 먹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대신에 차라리 저지방 우유와 방울토마토를 드시라고. 열량은 2배(저지방 우유 200ml 90Kcal + 방울토마토 20알 50Kcal) 정도 많을 수도 있지만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지도 않고 다음 식사까지 허기지지 않도록 당신의 다이어트를 도와줄 테니,(인슐린에 대해서도, 허기를 느끼는 원리에 대해서도 차차 설명할 기회를 갖겠다) 이런 영양소가 풍부한 식사와 간식들이 결국 당신의 다이어트를 요요 없이 보다 성공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글_인하대병원 비만센터 이연지 교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