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다이어트] 잠 못 이루는 밤은 그대를 살찌게 한다!

[쿠키 건강칼럼] 비만센터를 찾은 당신에게 필자가 가장 먼저 묻는 질문 하나. “당신은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나십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적당히 대답하려 하지만 필자는 더 집요하게 묻곤 한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십니까?”

잠을 제 시간에 제대로 자지 않아 비만에 취약한 몸이 돼 버린 사람들, 다이어트 후 요요현상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공부, 일, TV 또는 컴퓨터 게임으로 한밤중에 잠들지 않는 청소년·직장인·주부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침의 늦잠, 일과 인간관계의 스트레스 또는 과도한 낮잠, 코골이, 소음 및 조명 등으로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셀 수 없이 많다. 국민의 90%가 1년에 한 번은 불면을 경험한다고 하니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복잡하지만 하루의 에너지 소비를 결정짓는, 잠들고 깨어나는 문제를 분석해 보자.





우리 몸의 수면-각성 주기는 여러 가지 복잡하고 정교한 신경전달 물질과 호르몬에 의해 조절된다. 그리고 그 신경전달 물질과 호르몬을 조절하는 지휘자는 햇빛이다. 아마도 하루 한 바퀴씩 자전하는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하는 그 순간부터 우리의 유전자에는 빛과 어둠의 조절장치가 진화해 왔을 법도 하다.

여하튼 아침에 햇빛을 쬐는 순간 우리 뇌에서는 도미노 현상과 같은 화학반응이 일어나며 뇌의 시상하부, 뇌하수체를 거쳐 전신에서 우리의 머리, 내장기관, 골격 근육을 깨우고 활동하게 하는 물질들을 분비시킨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수면 주기를 조절하는 물질들이 우리 몸의 체온과 에너지 소비, 음식물의 소화 흡수, 체지방 분해와 근육 합성을 결정하는 기본 모드를 조절한다는 사실이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때 분비되는 코티졸과 갑상선 호르몬은 몸의 체온을 높이고 교감신경을 자극해 지방을 분해함으로써 열량 소비를 증가 시킨다. 반대로 어두워진 후 잠들 시기에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의 농도가 올라가면서 우리 몸은 에너지소비를 줄이고 휴식을 위한 준비상태가 된다.

이때 잠이 들면 수면 1단계로 시작해 점점 깊은 잠이 들어 가장 깊은 4단계 수면에 도달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고 REM수면을 거쳐 다시 수면은 1단계로부터 시작돼 깊어지는 사이클을 반복하게 된다.

수면 4단계에서만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우리 몸의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하고 근육을 키우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체중감량 및 체형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호르몬이라 할 수 있다.

7~8시간 동안 숙면하면 4단계의 수면에 하룻밤에 3~4회 도달할 수 있다고 하니 하룻밤에 3~4회의 성장호르몬 분비가 가능하지만, 특히 밤 12시에서 2시 사이의 성장호르몬 분비량이 가장 많은 만큼 이 시간에는 꼭 깊이 잠들어 있어야 뱃살은 줄이고 탱탱한 팔다리의 근육량을 늘리는 체형관리를 겸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실제 대다수 현대인은 아침에 제때 깨어나 햇빛을 보지 않음으로써 우리 몸이 저절로 소비해야 할 에너지들을 지방으로 쌓아두게 되고 저녁에 제 시간에 깊이 잠들지 않음으로써 지방분해가 억제되고 근육량이 늘지 않는 비만해지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으니 다이어트를 원하는 그대만은 부디 일찍 달콤한 잠에 빠져들어 해 뜰 때까지 깊이 잠들었다가 빛나는 아침 햇살을 두 눈 부릅뜨고 맞이하시길!

/글_인하대병원 비만센터 이연지 교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