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병 다스리기] ①고혈압
너무 흔한 병이라고 소홀히 취급하면 '큰일'
[생활습관병 다스리기] ①고혈압
고혈압은 혈관이 막히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다. 혈압 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오해 때문에 치료를 미뤘다가 갑자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병하기도 한다. 고혈압을 '혈관의 움직이는 시한폭탄'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활습관병 다스리기] ①고혈압
고혈압은 혈관이 막히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다. 혈압 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오해 때문에 치료를 미뤘다가 갑자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병하기도 한다. 고혈압을 '혈관의 움직이는 시한폭탄'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음주 흡연 과식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바르지 못한 생활습관 때문에 오는 만성질환을 생활습관병이라고 한다. 고혈압 당뇨 비만 고지혈증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질환은 생활 속의 '달콤한 유혹'들을 과감히 뿌리치지 못하면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지만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도 거부해선 안 된다. 생활습관병을 얕보다가는 암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큰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증상 없어도 치료 꾸준히
장기투약 해도 중독 안돼
식습관 개선 · 운동 도움
·고혈압은 '잠재된 시한폭탄'
고혈압은 우리 주위에 너무나 흔하다. 40대 3명이 모여 있으면 그중 1명은 고혈압이며, 50대 중에는 2명 가운데 1명이 해당된다. 너무 흔하다 보니 고혈압을 문제로 여기지 않고 소홀히 취급하는 경향까지 있다. 거기다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미루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다가 뒤늦게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증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하는 경우를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고혈압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가운데 하나가 '고혈압 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얘기다. 혈압 약은 마약처럼 중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평생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 약 복용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 혈압 약의 부작용은 성기능장애 기침 등이 일부 소수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동아대병원 순환기내과 차광수 교수는 "뇌졸중 등 치명적인 고혈압의 합병증과 혈압 약 부작용 간의 손실을 따져 본다면 치료를 등한시할 수 없을 것이다. 치료를 늦춰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환자들이 우리 주변엔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고혈압 2기 반드시 약 복용해야
고혈압은 혈관의 압력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통상 높은 혈압이 120㎜Hg이고 낮은 혈압이 80㎜Hg(이하 단위 생략) 미만인 경우를 정상이라고 한다. 고혈압 1기는 높은 혈압이 140~159, 낮은 혈압이 90~99일 때다.
고혈압 1기와 정상 사이를 고혈압 전단계라고 하는데 높은 혈압이 120~139, 낮은 혈압이 80~89인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고혈압 질환에 곧 도달할 수 있는 위험한 단계임을 경고하기 위한 레벨이다. 고혈압 2기는 높은 혈압이 160, 낮은 혈압이 100 이상인 경우다.
공무원으로 은퇴한 67세 강모씨는 최근 자동 혈압계에서 측정한 혈압에서 높은 혈압 170, 그리고 낮은 혈압이 95 정도 나온 것을 보고 정밀검사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진료실에서 수은주 혈압계로 정확하게 측정한 결과 높은 혈압이 190으로 나왔는데 특별한 불편 증상은 없다고 했다.
전문의로부터 고혈압 치료약을 먹어야 하며, 원인이 무엇인지, 합병증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를 알기 위해 몇 가지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1주일 뒤에 다시 오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강씨는 특별히 불편한 증상이 없자 처방전에 따라 약을 복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검사도 미뤘다. 그러다 2주 후에 심한 두통과 함께 호흡이 가빠지며 가슴 두근거림 증상이 생겨 급하게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이때 측정한 높은 혈압이 220이었다. 강씨는 이후 고혈압 치료약을 먹고서 증상이 없이 일상생활을 잘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진료지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강씨의 경우처럼 진료실에서 정확한 측정을 통해 한 번이라도 높은 혈압이 160 이상이거나 또는 낮은 혈압이 110 이상인 경우에는 혈압 약을 복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많은 환자들이 '어제 과음을 해서', '최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라며 자신에게 유리하게 핑계를 대며 약 복용을 회피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이들 2기 이상의 고혈압은 고혈압 치료약 복용 없이 혈압을 정상으로 되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또 혈압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등의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고혈압 1기와 전단계 - 생활습관 중요
자영업을 하는 47세 신모씨는 최근 운동 때 호흡곤란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신씨의 높은 혈압은 135였고, 심전도에서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이 나타났다. 신씨는 4년 전에 동네 의원에서 혈압 약을 먹을 것을 권유받았지만 주위에서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약 대신 운동에만 매달렸다.
정기적인 혈압 측정은 하지 않고 마라톤 등 운동을 열심히 했지만 이후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심장 기능이 심하게 감소돼 심부전증 진단을 받았다. 현재는 심부전증 치료약을 복용하고서야 호흡곤란이 일부 좋아졌다.
신씨의 경우와 같이 고혈압 전단계나 고혈압 1기에서는 우선 비약물 치료인 생활습관의 개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금연, 절주, 체중감소, 유산소 운동, 싱거운 음식 및 야채식 섭취 등을 3~6개월 동안 실시한다. 꾸준히 시도하면 혈압 약을 복용하지 않더라도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거나 약 복용을 늦출 수 있다.
그러나 생활습관 개선을 실시한 후에도 여전히 혈압이 높으면 반드시 혈압 약을 복용해야 한다. 주기적인 혈압 측정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혈압 약을 복용하더라도 건전한 식습관과 운동을 꾸준히 하면 혈압조절이 훨씬 용이하며 약을 중단할 수도 있다.
만약 당뇨병이 있거나 고혈압으로 인한 혈관손상의 증거가 있거나 콩팥질환이 있는 환자는 높은 혈압 130~140, 낮은 혈압 85~90 사이의 경우에는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혈압 약을 복용해야 한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동아대병원 순환기내과 차광수 교수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