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달라진 설 풍경>
적절한 선물비용 ‘2만∼3만원’이 가장 많아
백화점들도 저가상품 늘려
이지연(여·32·회사원)씨는 고향인 마산에 계신 부모님에게 드릴 설 선물로 9만8000원짜리 한우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매년 20만원씩 용돈을 드렸던 것에 비하면 설 선물 예산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씨는 “경기가 안 좋으니 연말 상여금도 안 나와 예전처럼 드리긴 부담스럽고 그 반값 정도인 선물로 대신하려 한다”고 말했다.
◆가벼워진 설 선물 = 불황 가운데 맞은 설에 귀성객들은 지갑을 닫았다. 자연히 설 선물도 저가의 ‘불황형 선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할인점 홈플러스가 자사 인터넷쇼핑몰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7%가 올해 설 선물비용을 지난 추석 때의 절반가량으로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비용을 늘리겠다는 응답자는 7%에 불과했다. 가장 적절한 선물세트 가격으로는 응답자의 53%가 2만~3만원이라고 대답했다.
기업들도 직원용 선물을 줄이고 있어 고향 가는 길의 짐가방은 훨씬 가벼워질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4일부터 13일까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특판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역시 기업 대상 설 선물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5% 줄었고 신세계백화점이 유일하게 16.1% 증가했다.
◆호황맞은 중저가 선물 = 귀성객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설 선물 역시 저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우 판매 전문 온라인쇼핑몰인 다하누몰은 설날 선물세트 예약판매 결과 10만원 이하 상품이 전체 매출의 67%로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불황의 여파로 중저가 한우 선물세트로 소비자들이 몰려 20만원 이상의 선물세트 매출은 전체의 8%에 불과했다.
유통업체들도 잇달아 저가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대형할인점 이마트는 지난해 2만8800원이었던 5㎏짜리 사과 선물세트를 올해는 9800원짜리 3㎏ 세트로 교체하는 등 지난해에 비해 20~30%가량 저렴한 설선물 세트를 준비했다. 롯데백화점은 저가 실속 선물세트를 지난해에 비해 180여 품목 이상 늘렸고, 홈플러스도 전체 2000여 종의 설 선물세트 중 절반 이상을 3만원 미만의 저가 상품으로 준비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불황의 여파로 실용적이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혼합세트와 냉동식품 등의 중저가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