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식욕억제 더 어렵다

좋아하는 음식이 앞에 놓여 있을 때 여성들이 남성보다 식욕을 참기 어려워하는 것으로 최근 실험에서 나타났다. 이는 여성에서 비만율이 더 높은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실험을 수행한 연구팀은 밝혔다.

진-잭 왕(Wang) 미 국립 브룩헤이븐(Btookehaven) 연구소 박사팀은 ‘공복 상태에서 좋아하는 음식이 앞에 놓여 있을 때 남성보다 여성이 식욕을 억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발행된 미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서 밝혔다.


연구팀은 밤새 금식한 여성 13명, 남성 10명 앞에 각 참가자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놓아두고 배고픔을 억제하도록 한 후 스캔(Scan)을 통해 뇌 활동을 관찰했다. 음식 관련 욕구나 생각을 의지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인지 억제(cognitive inhibition)’란 심리학 실험의 한 기법으로, 참가자들은 실험 전 미리 ‘좋아하는 음식’으로 밝힌 피자, 시나몬 빵, 햄버거, 초콜릿 케이크 등을 앞에 두고 식욕을 억제했다.


이때 이들의 뇌 스캔 결과를 관찰한 결과, 남녀 모두 의지적으로 식욕을 억제했을 때 식욕을 관장하는 뇌 부분의 활동도 감소해 실제로 참가자들이 배고픔을 덜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들에선 남성과 달리 뇌 일부가 여전히 활성화되어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왕 박사는 “여성들이 배고픔을 덜 느낀다고 얘기를 하고 있을 때에도 식욕을 관장하는 뇌 일부가 여전히 반응했다”면서 “남성과 여성의 뇌 활동이 확연히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공동저자인 국립약해연구소(NIDA) 노라 볼코우(Volkow) 박사는 “식욕억제에 성별 차이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면서 “이는 성별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여성이 자녀들에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되도록 음식이 있을 때 먹어 두려는 욕구가 강한 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터프스(Tufts) 대 앨리스 H. 리히텐슈타인 박사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라면서 “식욕에 관여하는 요소들에 대해 더 잘 이해할수록 비만극복의 길이 빨리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 오리곤(Oregon) 연구소 에릭 스타이스(Stice) 박사는 “성별에 따른 식욕억제 차이는 에스트로겐 등 성 호르몬의 차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섭식장애에서도 이 같은 성별 차이가 나타난 바 있다”고 말했다.


왕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좋아하는 음식이 앞에 있거나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과식할 경향이 훨씬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여성호르몬과 식욕 관장하는 뇌 활동의 관계를 더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