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엔 부모님 숨소리·혈색 보세요
‘귀성 효도’ 어르신 건강점검 요령
설 연휴에는 부모님과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평소 자주 뵙지 못한다면 이때를 이용해 부모의 건강을 살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부모의 안색과 움직임이 예전과 다름없는지, 다른 질환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더욱이 부모들은 자식이 걱정할까 봐 신체기능의 이상을 말하지 않기 때문에 자식들로서는 부모의 건강 변화를 적극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이번 설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움뿐만 아니라 부모의 건강까지 챙기는 효도 명절이 되게 하자.
◆치매 = 부모가 치매 단계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미리 파악한다면 약물치료로 더 이상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과거와 비교해 언행에 변화가 있는지를 면밀히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부모가 손자 등 가족의 이름과 최근의 일들을 잘 기억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한 운동능력이나 성격의 변화도 관찰해야 한다. 치매에 걸렸을 경우 승용차를 타고 내릴 때 동작이 굼뜨거나 종종걸음을 걷는 등의 초기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간단한 계산을 못하거나 발음이 명확하지 않은지도 살펴야 한다. 외출했다가 집을 찾지 못한 경험이 있다면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기침(호흡기 질환)= 심한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로 인한 감기 때문에 기침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성적으로 기침을 하거나 일반적인 기침 소리와 다르다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천식, 폐결핵, 폐암, 기타 질병 등도 기침을 일으키므로 기침의 원인이 단순한 감기인지, 아니면 중한 병인지 판단해야 한다. 흡연에 의한 만성기관지염부터 폐결핵, 기관지 확장증, 폐암 등 다양한 질병이 객혈을 일으킬 수 있다. 기침을 하면서 생기는 호흡곤란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천식, 폐렴 등이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기침을 심하게 하면서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청력 질환 = 노인들의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가 바로 귀가 어두워지는 것이다. 청력 감퇴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위급한 상황에 대한 경고 반응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소리를 이해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부모와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의 말이 웅얼거리거나 얼버무린 것처럼 들려 자주 다시 말해 달라고 요청하는지, 전화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또한 이명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귀에서 울리는 소리, 으르렁거리는 소리, 쉿쉿 대는 소리가 들리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시력 질환 = 노인은 일반적으로 백내장, 녹내장과 같은 안과 질환이 잘 생기고 그에 따라 시력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므로 이를 잘 살펴야 한다. 이를 위해 집에 있는 달력이나 시계로 간단한 시력검사를 해보면 좋다. 눈이 잘 충혈되고 쉽게 침침하지는 않은지, 바깥에 나가면 눈이 부시거나 사물이 뿌옇게 보이고 시야가 좁아진 것 같으며, 주위가 잘 안 보이지는 않는지 등을 확인한다.
◆치아와 잇몸 질환 = 치아는 다른 신체보다 노화가 빨리 온다. 치아의 노화는 치아의 상실과 풍치로 인하여 더 빨리 진행된다. 이는 음식물 섭취에도 지장을 주어 영양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음식물을 잘 씹는지, 치아가 흔들리거나 힘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한 치아 사이가 너무 벌어져 있거나 잇몸이 붉게 변하고 살짝만 건드려도 아픔을 느끼는지 확인해 본다. 입냄새가 심하고 잇몸에 고름이 차 있다거나 들뜬 느낌이 든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의치를 하고 있다면 의치 때문에 혀 등에 염증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파악하고 의치를 항상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말아야 한다.
◆혈색과 체중 = 예전에 비해 혈색이 노란 빛을 띤다면 위나 간과 같은 소화기관의 문제를 의심할 수 있다. 소화에 관여하는 담즙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면 혈색이 변할 수 있다. 식사는 제때 하는지, 잠을 푹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몸이 나른하지는 않은지, 간혹 구역질이나 구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부모의 몸무게가 급격하게 달라졌다면 암 등의 중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예전보다 10% 이상 줄어드는 등 몸무게에 급격한 변화가 있다면 정밀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퇴행성관절염 질환 =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연골이 닳아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붓는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어른들이 많다. 특히 쪼그려 앉아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 어른들로서는 무릎, 손가락 관절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앉고 일어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손가락 관절의 경우 바닥의 동전이나 연필을 집어보도록 해서 잘 잡는지 확인해보는 방법이 있다. 이 과정에서 통증을 느끼거나 움직이기 힘들어한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도움말 = 선우성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