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얼어붙은 소비심리 유통가도‘썰렁’

대형마트ㆍ재래시장 수요 급감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유통가의 설 대목은 자취를 감췄다. 보름 전부터 선물세트 쇼핑객들로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이 북새통을 이뤘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명절 때면 제수용품 고객들로 발 디딜 틈 없던 서울지역 재래시장은 쇼핑객이 뜸한 탓에 상인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16일 서울 종로 광장시장을 찾은 전지원(43) 씨는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여 보려고 재래시장에서 장을 본다”며 “주말이면 복잡할 것 같아 서둘렀는데 전혀 설 분위기가 나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남대문시장 역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일본 관광객들이 늘면서 제수용품을 다루는 상점의 수도 상대적으로 줄었다. 남대문시장에서 사과, 배, 곶감 등 제수식품을 팔고 있는 최모(52) 씨는 “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시장을 찾는 손님들 수는 평일과 다름없다”며 “재래시장에서 명절 대목이 사라진 것은 수년 전이지만 올해는 하루 매출이 20만원도 채 안 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물류창고에서는 분주하게 선물세트가 옮겨지고 매장 곳곳엔 ‘2+1’ ‘3+1’ ‘9+1’ 등의 ‘원플러스’ 상품 스티커가 붙어 있지만 선물세트 매대 앞은 주말보다 오히려 한산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김정미(32) 씨는 “올 설은 꼭 해야 할 곳만 골라서 선물하고 선물 단가도 지난해에 비해 1만~2만원 정도 낮출 예정”이라며 “기존 세트보다 30% 정도 싼 자체 브랜드 상품 위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이 같은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1만~2만원대 저가형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렸지만 물건을 구입하는 쇼핑객은 많지 않았다.


백화점 선물세트 코너엔 주문을 받는 컴퓨터가 여러 대 있었지만 막상 직접 구매하는 고객은 없어 빈 의자만 자리를 지켰다. 매장을 둘러보는 소비자들도 가격만 확인하고 망설이다 돌아서기 일쑤였다. “빨리 주문해야 배송 대란을 피할수 있습니다”는 판매원들의 설명에도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기업들도 설 선물세트 관련 비용 절약에 나서면서 백화점들의 법인 특판 매출 신장세도 하향세로 돌아섰다. 롯데백화점은 전년에 비해 10%가량 줄었고, 현대와 갤러리아백화점도 5%, 7%씩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설이 빨리 찾아온 데다 불황까지 겹쳐 설 경기가 예년 같지 않아 걱정”이라며 한숨을 쏟아냈다.

[데이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