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음주 ‘음주관성’ 막아라
1주일에 이틀은 술 없는 날로, 집에 가는 시간 정해놓아 예방
[쿠키 건강] 연말, 연일 계속되는 술자리. 음주 브레이크를 잡아야 한다.
바로 음주에도 관성이 법칙이 있어, 한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자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음주에 ‘관성’이 붙은 단계다.
보건복지가족부 선정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은연말 술자리가 많아지는 12월 첫째 주, 대기업에 다니는 술을 마실 줄 아는, 30대 이상의 직장인 남성 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70명 응답자 중 55명(78%)은 “일주일에 1회 이상 업무적인 술자리가 아닌 자발적인 술자리를 갖고 있다”고 답했으며, 과반수에 달하는 34명(48%)은 “술 약속이 없으면 허전해서 스스로 술자리를 만든다”고 응답해 음주관성에 가속도가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8명(40%)은 “음주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기분이 나쁠 때도 있다”, 본인의 음주 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술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도 32명(45%)나 됐다.
다사랑병원 이종섭 원장은 “음주 관성형 음주자는 아직 완전히 알코올 의존이 형성되지 않은 초기단계의 문제 음주자(early-stage problem drinker)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단계가 장기간 지속되면 결국 ‘알코올의존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관성의 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요즘과 같이 연말 연일 이어지는 술자리, 흥청망청 마시다가는 자칫 음주관성으로 이어지기 십상. 음주관성에 빠지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 관성 붙은 연속 술자리 왜 문제인가?
음주관성이란 알코올 의존이나 남용과는 다르다. 신체적 의존 없이 심리적, 환경적 의존이 일어나는 경우로 음주에 대한 통제 능력 상실은 크지 않고 신체적 합병증은 거의 없다. 즉, 병적인 증상이라기보다 사회적 기대치 때문에 술 마시는 기회가 많아지다가 습관적으로 술을 찾게 되는 경우이다.
이런 사람들은 나중에 술자리가 없으면 허전하고, 그래서 술자리를 찾으러 먼저 전화를 돌리거나, 스스로 술자리를 만드는 행동패턴으로 발전하게 된다.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정신의학에서는 음주유형(음주의존)을 알파, 베타, 감마, 델타형의 4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음주관성형 음주는 알파형에 가깝다. 대인관계 장애는 있지만 음주 조절기능이 있고, 순전히 술의 약물효과(불안제거, 긴장이완 등)를 기대하는 심리적 의존만 나타난다. 베타형은 신체적 합병증(성신경염, 췌장염, 간장염 등)은 있으나 심리적, 신체적 의존은 없다. 감마형은 술을 갈망하는 심리적 의존과 함께 음주 조절기능을 상실하면서 신체적 의존 형태인 금단증상도 나타난다. 델타형은 감마형과 유사하나 금주가 불가능한 경우로 술을 1-2일만 끊어도 금단 증상이 오며 알코올 문제로 입원하는 환자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결론적으로 음주관성형은 문제적 음주자의 초기 유형에 속하기 때문에 바로 이 시기에 예방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면역력 저하, 기분장애 심하면 알코올의존증으로 악화
음주관성과 같은 지속적인 음주습관은 신체적으로 면역력 저하를 초래한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자주 몸이 아프고 감기와 같은 각종 바이러스성 질환에 많이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주 일주일에 3일을 연속 술을 마실 경우 간질환 위험 노출이 일반 음주자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지며 비타민 B1 결핍으로 뇌세포 변성으로 오는 건망증이 오기 쉽다. 증상이 심해지면 우울증, 조증이 발생하거나 기분장애를 일으키고 알코올 의존 상태로 진행되어 술을 끊기가 어렵다.
이들의 주요 행동적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더욱 바빠진다는 것. 술 생각이 밀려오며 술 약속을 잡기 위해 본인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전화를 한다. 전날 마신 술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침 출근길에 몰래 맥주 캔을 사서 물마시듯 들이키는 사람도 있다. 이런 음주자는 이미 음주 조절능력을 상실한 상태이므로 외부의 도움이나 전문기관의 심리평가를 통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음주관성 습관을 없애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종섭 원장은 “습관성 음주에 해당하는 음주관성은 의학적 정신질환으로 구분되는 알코올 의존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초기 문제음주자인 알파형과 매우 유사해 이에 준하는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신체적으로 알코올을 필요로 하는 감마나 델타형과는 달리 정서적으로술에 기대어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습관성 음주에 해당하므로 습관 개선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첫째, 자신의 연말 음주습관을 체크해보자- 나도 음주관성형?
△연말만 되면 기분이 들떠 연속 술자리 약속을 일부러 만든다.
△연말에 왠지 우울한 기분이나 처세 한탄으로 폭음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말연초에 늘 단주, 혹은 금주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실패한다)
△연말 송년 모임이 1차에서 끝나면 왠지 허전해 2차를 외치곤 한다.
△송년 술 모임 후 오히려 대인관계가 서먹해진 경험이 있다.
△송년 술 모임 후 꼭 블랙아웃(단기기억상실)을 경험한다.
다음 중 4가지 이상 해당 시 초기 문제음주자인 음주관성형일 가능성 높다.
둘째, 술 대신 운동이나 취미생활로- 운동량 많은 마라톤 등이 좋아
스스로 술자리를 만드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술 마시는 일이 삶의 유일한 취미이자 관심인 사람들이 많다. 기쁘거나 화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만들었던 술자리 습관을 다른 쪽으로 분산시켜야 한다.
등산, 골프와 같이 끝나고 술 모임이 많은 운동 보다는 좀 지친다 싶을 정도의 마라톤(하프코스)이나 철인3종 경기가 좋다. 요즘처럼 추운 계절에는 실내 자전거타기나 역기 들기와 같은 운동이 좋다. 물론 자신의 체력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셋째, 술 마시는 자세 중요-1주일에 이틀은 술 없는 날로!
음주에는 철칙이 있다. 술을 마실 때에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동료와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마셔야 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시기 시작하면 오히려 폭음과 과음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본인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 음주량은 가능한 한 각 주종별 표준잔으로 2잔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늦어도 마지막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집으로 갈 수 있는 시간에 술자리를 끝내도록 하고, 매일 계속해서 술을 마시지 않고 최소한 1주일에 2일은 ‘술 없는 날’로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음주 관성형 동료(혹은 친구, 선후배)에게는 술을 권하는 것을 피해야 하며 1차에서 끝내자고 유도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