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돈받고 軍 납품 저질고기 눈감아줘

군납 고기의 품질감독을 맡은 농협 직원들이 질기고 맛없는 저질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돈을 받고 정상품질인 것처럼 눈감아줘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부산지검에 따르면 군납업체들이 시중가격보다 낮은 납품 단가에서 이익을 남기기 위해 젖소고기나 새끼를 여러번 낳아 육질이 질겨진 저질 고기를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납품과정에서 검수를 맡은 농협직원들이 품질감독은 커녕 군납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묵인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적발된 농협 인천 가공사업소는 국방부와 농협의 '군 급식품목 계획생산조달계획'에 따라 군납용 소고기와 돼지갈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고기를 납품하면 방위사업청이 제시한 납품단가와 별차이가 없어 이익이 남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업자들의 불법을 알면서 묵인해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협이 20년간의 운전경력이 전부인 김모(52)씨에게 납품되는 고기의 검수책임을 맡겼다는 게 더 한심한 대목이다. 김씨는 업체들의 불법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4050만원을 받아 챙겼다.

계약직 정모(28)씨도 상사가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결재서류에 사인하는 점을 악용, 납품업자와 짜고 고기가 납품된 것처럼 속여 2억원이나 챙겼다.

농협 인천 가공사업소장을 지낸 하모(61)씨는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다며 납품업자들에게 접근해 2400만원을 받았다가 구속됐다.

검찰 측은 "농협이 업체들로부터 납품받은 고기들을 국방부에 납품하면서 그 차액을 수익으로 챙기고 있어 업체들에게 저가 납품을 강요하다시피 했다"며 "이때문에 이런 비리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어 "납품단가가 시중가격과 차이가 큰 것도 문제지만 비전문가에게 검수를 맡기고, 계약직 직원에게 매주 300t에 대한 서류 검사를 전담시키는 등 농협의 검수 시스템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선환 기자 shkim@asiae.co.kr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