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식생활 안전法 '유명무실'


규제식품 非지정업소 판매땐 단속 불가능
법 적용 품목·기준 모호.. 햄버거 등 제외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어린이식생활 안전관리법'이 허울 뿐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법 시행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고열량ㆍ저영양 품목은 확정되지 않은 데다 '규정 식품을 팔지 않겠다'고 신청하는 업소만 법 적용을 받아 해당 식품을 판매할 수 없는 이상한 잣대 때문.
 
4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내년 3월22일부터 어린이 비만이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과자, 햄버거, 라면 등 고열량ㆍ저영양 먹거리 판매 금지와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TV 광고를 제한하는 '어린이식생활 안전관리법'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학교 주변 200m 이내를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법에서 정하는 식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업소에 대해 '우수판매업소'로 지정해 위생 시설비 지원 등이 이뤄진다.
 
하지만 문제는 우수판매업소로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법의 적용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청 업소의 경우 법 위반시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이 뒤따르지만 미신청 업소는 어떤 먹거리를 팔더라도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법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고열량ㆍ저영양에 대한 대상 식품도 시행을 석달 앞둔 현재까지 정해지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관련 식품 기준이 모호해 학교에서 판매하는 햄버거 등 상당수 제품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학부모 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간식용 기준을 보면 '열량 200㎉, 포화식품 3g 또는 당 13g 초과 제품 중 단백질이 2g 미만이고 견과류 10%미만인 식품'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모든 기준을 충족해야만 '고열량ㆍ저영양식품'으로 판정된다는 것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 최은순 지부장은 "학교에서 파는 햄버거를 조사한 결과, 다른 기준은 충족하는데 단백질 함유량 8g으로 나타나 고열량ㆍ저영양식품에 해당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며 "법을 제정해 놓고 지정 업소만 대상으로 시행하는데다 식품 기준도 모호한 것을 보면 보여주기식 법에 불과해 향후 어떻게 대응 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정된 업소를 제외한 다른 업소들이 법에서 규제하는 식품을 팔더라도 현재로서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해당 제품 대상과 기준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