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소금 뿌린만큼 올라간다


소금섭취량 남 12.7g 여 9.2g…WHO 권장량의 두배

김치·찌개류 즐기는 한국인 식생활 염분 과다섭취 원인

“고혈압을 예방하려면 소금 섭취를 줄이세요.“

매년 12월 첫째 주는 대한고혈압학회가 정한 고혈압 주간이다. 고혈압 환자는 요즘같이 기온이 뚝 떨어지면 각종 심뇌혈관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고혈압학회는 한국인의 유난히 짜게 먹는 식습관이 고혈압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고, 만병의 근원인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금을 덜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염분 섭취를 줄이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고혈압학회도 ‘소금 섭취 줄이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섭취량이 너무 많으면 세포외액이 팽창하면서 혈압이 오르고, 고혈압 상태가 오래 지속하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짜게 먹는 식습관을 바꿔야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게 전문의의 공통된 설명이다.

과다한 염분 섭취가 고혈압을 부른다

소금은 40%의 나트륨과 60%의 염화물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나트륨은 인체의 평활근과 혈관을 수축케 한다. 또 체내 수분을 혈액이 흡수하게 해 혈액량을 늘리기도 하는데 이때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고혈압이 지속하면 심혈관질환,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소금 섭취량 조절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인의 식습관은 고혈압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정도의 엄청난 양이다.

2005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나타난 한국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3.5g이다. 이는 일본 10.7g, 영국 9.0g, 미국 8.6g에 비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며,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5g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소폭 감소해 남자 12.7g, 여자 9.2g으로 조사됐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소금 섭취량을 줄여 수축기 혈압을 5㎜Hg 낮추면 심혈관질환 등 전체 관련 질환 사망률을 17%까지 낮출 수 있으며,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완기 혈압이 10㎜Hg 상승하면 심장병이나 뇌졸중 사망률이 2배로 높아진다는 게 학회 측의 설명이다.

짜게 먹는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한국인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장류, 짠지, 김치 등에는 염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김치와 된장은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웰빙음식으로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염분이 많아 고혈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전국영양사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자료에는 국민의 소금 섭취원 중 김치류가 30%, 국·찌개류가 18%를 차지했다. 2005년 식품의약품안전청 자료에서도 김치류 25%, 된장·고추장 등 장류 22% 순으로 나타났다. 학회에 따르면 소금 1g은 진간장 1작은술이나 된장·고추장 2분의 1큰술, 마요네즈 3큰술, 토마토케첩 2큰술에 해당하며 소금 섭취 비율이 높은 10대 음식으로는 배추김치와 칼국수, 김치찌개, 미역국, 된장국, 라면,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멸치볶음, 자장면 등이다.

소금이 많이 들어가는 익숙한 식습관을 어렵지만 개선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맛은 조금 덜하더라도 싱겁게 느껴지는 맛을 정상적인 맛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소금을 덜 쓰는 대신 신맛, 매운맛을 내는 후추, 겨자, 고추냉이 등 향신료를 더 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각종 국이나 라면, 국수 등을 먹을 때 건더기만 먹고 국물을 남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세계 의사회 ‘염분 섭취 줄이기’ 앞장

세계의사회(WMA)에서는 지난 10월 염분 섭취 절감 성명서를 채택했다. WMA는 주요 염분 섭취 경로 가공식품과 외식을 꼽고 있는데, 식품업계를 대상으로 염분 함량이 높은 식품을 대상으로 경고문구를 부착도록 하는 등 염분 섭취 줄이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WMA는 향후 10년간 가공식품, 페스트푸드, 식당의 음식 조리 때 염분 함량을 단계적으로 50% 절감할 계획이다.

우리와 식습관이 비슷한 일본은 2001년도부터 ‘건강 일본 21’을 통해 국민 캠페인을 펼쳐 12.3g이던 것을 10g 이하로 떨어뜨렸다. 미국도 2005년 미국인을 위한 식생활지침을 개정, 일반인은 하루 소금섭취량을 5.85g, 고혈압 환자는 3.8g 미만으로 권장하고 있다. 영국은 보건성과 식품기준청이 공동으로 2010년까지 성인의 평균 소금 섭취량을 하루 6g 줄이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순표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조선대 의대 교수)은 “한국인 하루 소금 섭취량은 WHO가 정한 5g보다 두 배 이상의 소금을 섭취하는 만큼 소금 과다 섭취가 고혈압 발생에 주 위험요인이라는 국민적인 인식을 갖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회는 이에 따라 한국고혈압관리협회와 공동으로 6일 대전 기독연합회관 강당에서 고혈압 주간 기념행사를 갖고 대국민 무료 고혈압 공개강좌, 혈액검사·무료 고혈압 상담 등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 고혈압 예방 위한 7가지 생활 수칙

1.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는다.

2. 살이 찌지 않도록 알맞은 체중을 유지한다.

3. 매일 30분 이상 운동을 한다.

4. 담배는 끊고 술은 삼간다

5. 지방질을 줄이고 야채를 많이 섭취한다.

6. 스트레스를 줄이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한다.

7.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