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음식 좋아하다 ‘뒤통수’ 맞는다 소리없는 저격수 소금 한국인 권장량의 3배 섭취 고혈압등 심혈관질환 유발 김치ㆍ된장도 너무 짜면‘독’ 후추ㆍ겨자 대체양념 써야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고, 이 중 고혈압이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인은 고혈압에 치명적인 소금 섭취가 과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식습관 때문이다. 2007년 전국영양사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소금 섭취원 중 김치류가 30%, 국ㆍ찌개류가 18%나 차지했다. 2005년 식품의약품안전청도 김치류 25%, 된장ㆍ고추장 등 장류 22% 순으로 꼽았다. 김치와 된장이 생활습관병 예방에 좋은 건강음식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짠 음식을 즐기는 한 고혈압 등의 심혈관질환을 피하기는 어렵다. ▶몸에 좋은 김치, 된장도 너무 짜면 되레 ‘독’=우리 국민은 세계보건기구(WHO) 일일 소금 섭취 권장량인 5g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소금을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은 13.4g이었다. 일본은 10.7g, 영국은 9.0g, 미국은 8.6g으로 OECD 국가 중 단연 최고다. 2007년 들어 조금 감소해 남자 12.7g, 여자 9.2g으로 조사됐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당장 소금 섭취를 절반으로 줄여야 할 수준이다. 이에 세계의사회(WMA)는 지난 10월 서울총회에서 소금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대한고혈압학회도 최근 ‘소금 섭취 줄이기 운동’을 슬로건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대국민 계도에 나서고 있다. 한편 캐나다 맥마스터대 국민건강연구소 연구팀은 건강에 좋다고 전 세계에 알려진 동양식 식습관과 심장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심장질환 예방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류와 장류 등 재료 자체는 심장병 예방에 좋지만 염분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에 좋다는 상식만으로 김치와 된장을 너무 많이, 짜게 먹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결론이다. 의사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국이나 김치의 섭취를 줄이라고 권하기도 한다. ▶‘짠 음식’ 애호가, 지금은 괜찮아도 결국 고혈압 못 피해=소금은 40%의 나트륨(Na)과 60%의 염화물(Cl)로 구성돼 있다. 나트륨은 인체 세포외액의 부피를 유지해주는 필수영양소다. 하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거나 배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몸이 붓는 등 성인병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소금 섭취는 고혈압 발병률과 정비례한다는 관련 의학계 연구 결과도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적정 혈압은 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심장 밖 혈관으로 밀어낼 때의 압력(수축기 혈압)이 120㎜Hg 미만, 심장이 확장해 혈액이 혈관에서 유지될 때의 압력(이완기 혈압)이 80㎜Hg 미만이다. 수축기 혈압 140㎜Hg 이상, 확장기 혈압이 90㎜Hg 이상이면 고혈압에 해당되므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짠 음식을 즐기면서도 간혹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긴 하다. 그러나 고혈압학회의 김종진 총무이사(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염분 섭취가 많아도 30, 40대에 운 좋게 이상이 없을 수 있지만, 50대부터는 결국 고혈압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소금 섭취를 줄이면 혈압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대단히 다행이다. 고혈압학회 홍순표 이사장(조선의대 순환기내과 교수)은 “하루 소금 섭취량을 약 4g만 줄여도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혈압을 약 5㎜Hg 정도 낮출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은 14%, 허혈성 심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9%나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금을 대신할 대체 양념에 맛을 들여라=식습관을 단번에 고칠 수는 없다. 우선 짠맛을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고 음식에 소금을 적게 넣어 먹는 노력이 필요하다. 싱겁게 느껴지는 맛을 정상적인 맛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소금을 덜 쓰는 대신 신맛, 매운맛을 내는 후추, 겨자, 고추냉이 등 향신료를 더 쓰는 것이 요령 중 하나다. 마늘, 양파 등 야채와 다시마, 멸치 등의 천연 양념을 사용하고 소금이 많이 든 화학조미료는 피한다. 또 국을 먹을 때 국물은 남기고 건더기만 먹는다든지, 소금 간을 절반 이하로 낮춘 저염김치를 담가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영양건강관리센터의 이금주 팀장은 “가정에서 음식 조리 시 소금을 덜 쓰는 노력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등푸른생선, 김, 해조류 등 몸에 좋은 음식일지라도 소금을 쓰지 않거나 소금기를 최대한 빼고 조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과식도 소금 섭취 절대량이 늘어나는 원인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 <한국인의 소금 섭취원이 되는 음식 톱10> (2005년 식품의약품안전청) 순번 1 2 3 4 5 6 7 8 9 10 음식 배추김치 칼국수 김치찌개 미역국 된장국 라면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멸치볶음 자장면 <음식 1그릇(1인분)당 소금 ?t량> 칼국수 7.3g, 컵라면 5.8g, 우동 5.3g, 라면 5.3g, 물냉면 4.5g, 자장면 4.5g, 자반고등어 1토막 3.8g, 배추김치 10조각 2.5g, 된장찌개 2.4g, 미역국 2.0g, 멸치볶음 2스푼 1.6g, 동치미 1.5g, 피자 1조각 3.3g, 햄버거 3.3g, 카레라이스 2.7g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