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살인자 고혈압 주범은 '소금'
짜게 먹는 한국인 위암 많아…심혈관질환ㆍ당뇨ㆍ비만도 불러
12월 첫째주 고혈압 주간
"소금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섭취하거나 배설이 잘되지 않으면 세포외액이 팽창하면서 고혈압으로 이어집니다. 고혈압은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켜 4명 중 1명꼴(전체 사망자 중 25%)로 목숨을 앗아갑니다."
12월 첫째주 '제8회 고혈압 주간'을 앞두고 대한고혈압학회는 한국 사람들이 하루에 소금 12g(지난해 기준)을 먹고 있다며 과잉섭취를 경고하고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한국영양학회가 권장하는 소금 섭취량은 하루 5g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대한고혈압학회는 내년 한 해 동안 고혈압 주요 원인인 소금 섭취를 줄이는 캠페인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세계의사회도 지난달 18일 염분 섭취를 줄이자는 성명서를 채택한 바 있다.
◆ 소금 과다 섭취로 고혈압 환자 많아
= 우리나라는 소금이 많이 함유된 장류, 짠지, 김치 등을 즐겨 먹는 식습관 때문에 고혈압 환자가 많다. 김종진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교수는 "소금을 1g 이하로 섭취한 인구에 비해 9g 이상을 섭취한 연령층에서 고혈압 발생률이 11.9% 이상 높다"고 말했다.
2005년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보고서에서도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로 지적됐다.
이유는 해마다 늘어나는 고혈압 환자들 비율 때문이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고혈압 환자 비율은 27.9%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으며 60대는 평균 50%를 넘는다. 이는 노인 2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는 얘기다.
◆ 신장ㆍ심혈관ㆍ당뇨 등 각종 질환 발생
= 소금 과다 섭취는 고혈압뿐 아니라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비만, 당뇨 등과 같은 여러 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홍순표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조선대 의대 교수)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소금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고 있어 고혈압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비만, 신장질환, 당뇨와 같은 여러 질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위암 발생률이 높은 편이고 발병하는 암 가운데 위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도 소금 과잉섭취에 있다고 지적했다.
◆ 소금 성분 중 나트륨이 문제
= 혈액 중 0.9%를 차지하는 소금은 질량 면에서 나트륨 40%와 염화물 60%로 구성돼 있다. 나트륨은 인체의 0.2%를 차지하며 대부분 세포외부 체액 속에 존재한다. 이 때문에 나트륨 섭취는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섭취하는 나트륨이 너무 적거나 혹은 지나치게 많이 배설될 때는 세포외액 양이 줄어들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쇼크반응이 오기 쉽다. 반대로 나트륨 섭취량이 너무 많거나 배설이 잘되지 않을 때는 세포외액이 팽창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몸이 붓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 김치ㆍ국ㆍ찌개로 소금 섭취
= 지난해 전국영양사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금을 섭취하는 주요 식품은 김치류(배추김치ㆍ총각김치ㆍ나박김치) 30%, 국ㆍ찌개류 18%, 어패류 13%, 주반찬 10%, 면ㆍ라면류 9%, 나물ㆍ생채류 7% 등으로 나타났다.
미국, 영국 등 서구 사람들이 가공식품에서 섭취하는 소금 비중이 70% 이상으로 높은 것과 비교해 보면 한국인은 대부분 조리된 음식에서 섭취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공식품 중 소금을 섭취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음식은 라면으로 전체 섭취량 중 4.5%를 차지한다.
소금에는 시고 쓰고 달고 매운맛이 다 들어 있어 약방의 감초처럼 맛을 내기 위해 모든 음식에 들어간다. 짜다는 말은 이 같은 오미(五味)가 잘 짜여져 나온 말이다. 따라서 음식에 소금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금은 또한 균이나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며 수용성 성분으로 물에 잘 녹아 인체에 흡수됐을 때 좋은 것은 빨리 침투시키는 반면 나쁜 것은 제거해 준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