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먹으면 속도 편안해집니다
김철환 교수와 100세 장수를! (20)잘 먹고 잘 소화시키는 법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숨을 쉬고 심장이 뛰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음식물로 에너지를 보충하며 노폐물을 잘 배설하는 것이다. 건강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음식·운동·체중조절·금연·절주·스트레스 조절 등 여러가지 중요한 인자가 있지만 이중 가장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먹는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렵다는 뉴스가 많아지면 소화가 안되는 사람이 늘어난다. 위장을 비롯한 소화기관에 어떤 병도 발견할 수 없는데 자주 속이 쓰리거나 아프고 소화가 안되는 ‘기능성 위장장애’ 환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소화성궤양이나 위암과 같이 심각한 위의 병이 없는데 소화기 증상으로 고생하는 것이다. 오늘은 건강한 식사법과 소화 잘 시키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소화가 안되는 이유
식물을 소화시키는 위장관은 심리적인 영향을 잘 받는다. 특히 스트레스가 해롭다.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지 못하면 위 안에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위산을 견디는 위의 보호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서 위염이 심해지고 위궤양으로 발전한다.
또한 음식을 아래로 잘 내려보내는 위장관의 운동이 부조화스럽게 일어나면서 가스가 차고 복통을 자주 느낀다. 결국 스트레스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은 위장관 운동이 과도하게 빨라지면 설사가 일어나고 느려지면 변비가 생기는 현상이 반복되게 된다.
소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중 음식의 종류와 식사 방법이 있다. 서양인에 비해 우리 음식은 짜고 맵고 거칠다. 덜 조리된 거친 음식, 섬유소가 많아서 거친 음식은 건강에 좋지만 소화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음식일수록 오래 꼭꼭 씹어야 소화가 잘 되는데 한국인의 식사 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짧다. 20번 넘게 씹고 삼키는 것이 건강에 좋은데 보통 8~10번 씹고 삼킨다. 먹는 것도 너무 급하다.
맵고 짠 음식도 문제다. 고추가 매운 것은 ‘캅사이신’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캅사이신은 대장암을 예방하는 항암기능, 통증을 줄여주는 기능 등 좋은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그런데 캅사이신의 기능 중에 장 운동을 증가시키는 것이 있다. 이 기능은 변비를 예방하는 좋은 기능이기는 하지만 캅사이신이 장 운동을 증가시키므로 음식이 다 소화되기 전에 장을 빠져나가도록 하여 복통을 느끼게 되고 미처 소화되지 않은 무른 변을 볼 수가 있다. 따라서 너무 매운 음식을 먹게 되면 캅사이신이 위장관의 점막을 자극하여 쓰리게 하고 설사를 일으킨다.
#속이 불편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속이 지속적으로 불편한 사람이 해야 할 첫번째 중요한 일은 의사의 진찰과 필요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다. 어떤 병이건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증상이 있는데도 대책 없는 낙관주의나 과도한 불안감으로 의사 만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의사의 진찰과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반복적으로 속이 불편한 사람이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이다. 주변의 조건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나름대로 목표를 수정하고, 대인관계를 좋게 만들고,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 이렇게 마음이 편해져야 스트레스 호르몬이 적게 나오고 부교감신경계가 활발해져서 소화활동이 잘 일어난다.
아울러 속이 금방 좋아지지 않는 사람은 약을 적당하게 써야 한다. 기능성 위장장애를 완전히 치료하는 약은 없지만 증상을 줄여주는 약은 많이 개발됐다. 위장 운동이 약한 것을 돕는 약, 과도한 위산의 분비를 줄여주는 약, 과도한 가스를 줄이는 약, 변비를 좋게 해주는 약, 설사를 줄이는 약 등 다양하다. 각자의 증상에 맞게 처방된 약을 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을 피하는 것도 약에 의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두달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증상을 좋게 한 후에는 약을 끊으면 된다. 필요할 때 약을 잘 쓰고 꼭 필요할 때 외에는 약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소화가 안될 때 이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것은 기본적인 식사법을 잘 실천하는 것이다. 속이 불편할 때는 한두끼, 혹은 하루이틀 죽을 권한다. 죽이 소화가 잘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죽은 칼로리가 너무 낮아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제공할 수 없다. 따라서 죽은 속이 많이 불편할 때 먹고 빨리 밥으로 넘어가야 한다. 밥을 먹고도 소화를 잘 시키려면 반찬이 싱겁고 소화가 잘 되면서 영양이 균형 잡힌 것이어야 한다. 튀긴 음식, 너무 맵고 짠 음식은 피하고, 술은 아예 마시지 않거나 마시더라도 석잔(여성은 두잔)을 넘지 말아야 한다.
여러가지 음식을 골고루 먹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매끼니 포함하는 식사를 권한다. 천천히 오래 씹어 삼키는 습관 또한 매우 중요하다. 식사습관이 쉽게 고쳐지는 것은 아니지만 의식적으로 천천히 먹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습관도 바뀐다. 한숟가락마다 20번 넘게 씹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천천히 먹는 좋은 습관을 갖게 되고 소화 문제도 해결된다.
평생 소화장애 없이 속편하게 사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다음과 같은 몇가지 중요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 살기가 어려운 때일수록 소화장애가 잘 일어나지만 다음에 언급된 마음가짐과 식사습관을 가지면 속이 편해지고 마음도 즐거워진다. 앞으로 모두 속편하게 살기를 바란다.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