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편이농산물’이 가공식품인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금까지 농산물로 분류하던 ‘신선편이농산물’을 가공식품으로 분류하는 관련법 개정을 추진해 파문이 일고 있다. 현재 ‘식품공전’에는 가공식품을 ‘농수산물을 원형을 알아볼 수 없도록 변형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청은 최근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 고시안’에서 ‘농·임산물을 세척·박피·절단 또는 세절 등의 가공공정을 거치거나 식품첨가물을 가한 신선편의식품’을 가공식품 기준에 추가해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농산물품질관리법’에서 표준규격을 정해 대부분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에서 생산해온 전처리 또는 신선편이농산물이 몽땅 가공식품으로 분류된다. 단순 세척한 사과·당근·고구마도 가공식품이 될 판이다. 더 가관인 것은 수돗물로 세척한 농산물도 소독약을 썼다는 이유로 ‘식품첨가물’을 가한 가공식품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선편이농산물을 생산하는 산지유통시설 대부분이 농지에 창고시설 용도로 지어져 있어 식품가공시설로 용도 변경을 하자면 많은 비용과 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농업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막대한 정부 지원으로 지은 산지유통센터가 식품법 적용에 따른 불필요한 추가 시설비와 부가세 등의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가공비용만 늘려 신선편이농산물의 소비자가격을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농산물 유통이 선진화될수록 신선편이농산물이 느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우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식약청의 말대로 이번 법 개정이 신선편이농산물의 안전성 강화 차원이라면 농산물 범주에서도 얼마든지 위생기준을 정해 관리하면 될 일이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도 신선편이농산물을 농산물로 관리하고 있는 마당에 유독 우리만 신선편이농산물에 가당찮은 가공식품의 족쇄를 채우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농민식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