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속 멜라민공포 더 부풀었다

밀가루ㆍ달걀ㆍ채소로 검출 확산…국내도 안심 못해
국내 채소 수입의 80%가 중국산
중국산 밀가루 올들어 7천t수입




잠잠해지나 싶었던 멜라민 공포가 다시 한국인 식탁을 엄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산 분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온 세계가 먹을거리 공포에 휩싸인 지 한 달여가 지나고 있지만 그 여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분유에 이어 알 가공품, 밀가루, 채소, 과자 반제품 등 중국산 먹을거리에서 전방위로 멜라민이 검출되고 있다.

국내 영세 식품업체들이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중국산 밀가루 채소 등 수입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추가로 멜라민이 검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채소류는 국내 수입 중 80%를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밀가루ㆍ채소류 감시 어려워

= 국민 관심은 멜라민 파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외국에서 멜라민 검출 전례가 있는 밀가루와 채소류 등은 경계 대상 1순위다. 올해 들어 국내에 유입된 중국산 밀가루는 6875t. 국내 연간 밀가루 수요가 160만t임을 감안하면 1%도 안 되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대부분 영세업체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감독하기가 쉽지 않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밀가루는 맛이 균일하지 않아 대부분 제과업체는 국내산 밀가루를 쓰고 있다"며 "다만 직원 10명 전후인 영세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산 밀가루를 쓰기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산 채소류에 대한 의혹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산 채소류 수입 물량은 전체 수입 중 85% 선인 50만7634t이다. 채소류는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중국발 외신 보도에 이어 지난 15일에는 일본 후생노동성이 중국산 찐 팥과 냉동 강낭콩에서 멜라민이 나왔다고 발표해 중국산 채소류 수입 물량에 대한 염려가 가시지 않는 상황.

특히 일본에서 문제가 된 찐 팥과 냉동 강낭콩은 국내 수입 물량이 있지만 얼마나 많은 양이 들어오는지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찐 팥과 냉동 강낭콩은 관세청 무역통관시 세부항목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입 물량을 산정하기 어렵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찐 팥과 냉동 강낭콩이 식품제조용과 약용으로 소량 들어온다고 알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양이 수입되는지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식품업체ㆍ호텔 "국산만 써요"

= 식품업계도 초긴장 상태다. 멜라민 사태로 과자류 판매가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 멜라민 검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완전히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대상 등 소스 제조업체들은 소스 제조시 전량 국산 달걀을 사용하고 있다며 멜라민 사태와 무관하다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뚜기는 충북 괴산, 대상은 경기 기흥 인근에서 달걀을 공급받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마요네즈 제조에 충북 연기와 괴산 지역 달걀을 주로 쓴다"며 "중국산 달걀과 알 가공품 가격이 싸기는 하지만 물류비와 관세 등을 감안할 때 국산과 큰 차이가 없고 안전 여부도 불분명하다. 국산이라도 대량 구매하면 가격을 낮춰 공급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안전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중국산을 쓸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호텔 레스토랑도 국산 달걀을 사용해 소스를 직접 만들거나 CJ 오뚜기 등 대기업에서 국산 원료만을 사용한 제품을 공급받기 때문에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구매 물량이 적고 가급적 제조원가를 줄여야 하는 영세업체가 만든 제품. 식약청에 따르면 문제가 된 알 가공품과 과자 반제품은 모두 영세업체에서 만들어 시중에 유통시켰다. 이들 제품은 재래시장을 통해 유통되거나 식품첨가물 제조업소에 단백질 보충용 건강식품 제조원료로 납품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세 식품업체를 비롯해 재래시장과 식당에 대한 감시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염려가 커지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문제가 된 중국산 알 가공품을 사용한 제품을 수거ㆍ조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완제품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 최종 결과는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주부 손희경 씨는 "멜라민 검출 소식이 계속 이어지는 바람에 `메이드 인 차이나`가 표기된 식품이나 중국산 원료가 표시된 상품은 구매하지 않고 있다"며 "원산지 표기가 명확하지 않은 제품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 멜라민 사태 어디까지 번졌나

중국산 분유에서 촉발된 멜라민 파문은 과자류에 이어 반가공 제품, 알 가공품, 채소류, 밀가루 등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식약청 수거조사 결과 미사랑 카스타드(해태제과), 슈디(롯데제과), 리츠 샌드위치 크래커 치즈(동서식품) 등 과자류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데 이어 알 가공품, 제수용 젤리류 반가공품에서도 멜라민이 발견됐다.

특히 알 가공품은 올 들어 621.7t이 수입됐는데 대부분 시중 유통된 것으로 나타나 걱정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수입식품은 과자류, 커피크림 등 중국산 식품 11종과 중국산 건빵 팽창제 탄산수소암모늄, 뉴질랜드산 분유 원료 락토페린 등 총 13종이다.

중국 현지에서도 멜라민 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유, 과자, 채소류에 이어 달걀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자 패닉상태에 빠졌다.

중국산 멜라민 달걀은 홍콩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랴오닝성, 산시성, 후베이성, 저장성 등으로 발견 지역이 확산되고 있다.

월마트와 카르푸 등 대형 유통업체와 농산물 도매시장은 문제 제품을 회수하고 안내문을 내걸고 있지만 멜라민 검출 업체 달걀 판매량은 평소의 4분의 1로 뚝 떨어졌다.

멜라민 사태는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5일 일본 도쿄 분쿄구에서는 중국산 컵라면 스프에서 ㎏당 2.3㎎에 달하는 멜라민이 나왔고 같은 날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중국산 밀가루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