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 제품에 발암물질 일으키는 식품첨가제 여전히 사용
햄, 소시지 등을 사면서 성분표시를 보면 꼭 들어가 있는 식품첨가물이 있다. 아질산나트륨이다.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친절하게 뒤에 괄호를 열고 발색제로 안내하고 있다. '발색'이라면 색을 내는 첨가제인가? 그렇다면 색소인가? 의문이 꼬리를 문다. 이 아질산나트륨의 정체를 추적해 본다.
아질산나트륨은 색을 내는 것이 아니라 보존해주는 역할을 한다. 제품이 선홍색에서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는 역할이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보툴리누스균도 막아 첨가제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아질산나트륨은 치사량이 1g 정도로 그 자체가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 식약청의 식품첨가물 데이터베이스에는 아질산나트륨에 대해 대량 섭취할 경우 혈관 확장, 메트헤모글로빈 형성을 일으키고 혈액의 효소운반능력을 저하시키며 유아는 특히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돼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미국 컬럼비아 대학 메디컬센터의 장 루이 박사 연구팀은 아질산염이 폐를 손상시킬 수 있는 활성질소종(reactive nitrogen speicies)을 만든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가공육 제품을 매달 14회 이상 먹은 사람은 전혀 먹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발생률이 7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질산나트륨은 고기에 들어 있는 단백질인 아민류와 반응해 발암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을 생성한다. 니트로소아민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또 돌연변이와 출산장애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도 알려져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어린이용 식품에는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정청은 육가공품에 대한 아질산나트륨 잔존량을 0.07㎎(70ppm)로 제한하고, 햄과 소시지의 안전섭취량 기준을 체중 1㎏당 하루 2.7g 이하로 가이드라인을 정한 바 있다.
식약청 식품첨가물과 임호수 보건연구사는 "기준을 정했지만 매일같이 다량으로 섭취하는 사람이 없어 위해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과다하게 섭취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환경정의의 조사에 의하면 1∼2세 어린이(평균체중 12㎏)의 섭취량은 66g으로 가이드라인(10㎏인 경우 27g)의 약 2.5배였다. 3∼6세 어린이(평균체중 19㎏)도 하루 68g을 섭취해 1.5배 많았다.
인하대병원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식약청의 아질산나트륨에 대한 허용기준이 아이들이 햄 소시지 하나를 먹으면 초과되는 양이다"라며 "기준치를 내리던지 대체물을 사용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위해 논란이 있지만 아직까지 아질산나트륨 무첨가 제품은 급식용으로만 보급되고 일반들은 쉽게 접할 수가 없다. 목우촌, 롯데햄, 대상, 제일제당 등이 아질산나트륨 무첨가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급식용으로만 유통되고 있다. 아질산나트륨이 들어가지 않으면 유통기한이 반 이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툴리누스균을 막을 대체 물질이 아직 개발되지 못한 탓이다.
업체들이 하나같이 아질산나트륨이 들어가 있지 않은 제품을 고급제품이라고 선전하는 것을 보면 첨가물의 위해논란을 업체들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육가공협회 최진성 부장은 "아질산나트륨의 대체 물질이 아직 없다"며 "하지만 점차 첨가하는 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목우촌의 박한철 과장은 "아질산나트륨이 들어가지 않은 상품을 급식용으로만 공급하고 있지만 일반 유통제품도 개발해 테스트중이다"라고 했지만 "언제 완제품이 공급될지는 예정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업체의 관계자들은 아질산나트륨이 소량 첨가로 문제가 없다고만 하면서 무첨가 제품도 있다고만 밝혔다.
<이한선 기자 griffin@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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