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이라더니…” 못믿을 건강검진
정상통보후 암판정 일쑤… 불량 장비ㆍ사후관리 태부족
2006년 4월 5일 A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하는 특정암 건강검진을 검진기관에서 받았으나 결과는 ‘정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다음해 7월 다른 병원에서 위암 4기라는 진단을 받고, 위 전체를 들어내고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이와 관련해 방사선기 불량필름으로 인한 오진 피해사례로 한국소비자원에 조정을 의뢰, 위자료 500만원 지급을 조정받았다.
국민건강검진이 갈수록 신뢰를 잃고 있다. 건강검진은 건강보험공단이 매년 약 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일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검진 이용자 만족도는 31.5%에 불과한 실정. 50.1%가 ‘그저 그렇다’거나 17.4%가 ‘불만족’이라고 응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검률 또한 지난해 기준 1차 검진 59.99%였으나 2차 검진에서는 43.03%에 불과했다. 각종 암검사 등이 포함되는 생애전환기(만 40ㆍ66세) 수검률도 46.44%에 그쳤다.
이러다 보니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정기 신체검사’라고 혹평할 정도다.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이 낮다는 것은 국민들이 이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수검률 확대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질적인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이 불신을 받는 것은 불량 검진장비와 함께 수검률 높이기 위주의 검사진행, 사후관리 부족 등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 민주당 최영희 의원에 따르면 검진기관 2741개 기관 중 47%(1297개)가 건진환경 미흡으로 시정조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의원급 검진기관의 96%는 건강검진 후 진찰료까지 이중으로 청구했다”고 밝혔다. 현행 규정상 검진비에는 진찰 및 상담료가 포함돼 있다.
건강검진 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초음파나 X선 검사기 10대 중 3대가량이 품질관리 수준에 미달되는 등 장비 불량도 건강검진 불신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건강검진지정 의료기관 1410개의 영상의학장비 필름 화질검사 결과, 초음파장비 320대 중 31.6%인 101대, X선(100mm) 125대 중 29.6%인 37대가 품질관리 권고를 받았다. 이 밖에 위장조영촬영기기도 28.1%, 유방촬영기 13.3%가량이 같은 사항에 해당됐다.
건강검진이 불신을 얻다 보니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진단돼도 상담을 받지 않고 있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에 따르면 건강검진 사후 상담실적은 매년 15%에도 미치지 못한다. 양 의원은 “공단의 건강검진 검진결과, 심뇌혈관질환 위험군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판정을 받았으나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2006년 102만명, 지난해 78만명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m.com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