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질병? 너무 겁주지 마시라
건강 36.5 /
비만으로 판정받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 비만율은 1998년 26.3%에서 2005년 31.7%로 늘었다. 성인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비만 환자인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언론도 비만의 문제점들을 곧잘 다루고, 비만클리닉을 운영하는 병ㆍ의원들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처럼 비만 문제는 계속 확대되고 있지만 사실 이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명쾌한 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손쉬운 방법이 관련 전문가를 찾는 것이다. 하지만 의사들은 비만이 치료돼야 할 병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만 바쁘다. 비만이 뇌경색, 심장마비 등과 같은 심장 및 혈관 질환이나 심지어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에 많은 사람들은 놀라며 당혹해 한다. 결국 비만은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질환으로 여기게 되지만 자주 병원에 방문할 것을 주문받게 되고 보험적용이 되지 않은 약 등으로 비싼 진료비는 높은 치료 장벽을 느끼게 할 뿐이다.
비만이 과연 질병일까? 의사에게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렇게 배우기 때문이다. 질병으로 규정하면 성인의 30%가 환자다. 하지만 비만은 질병이 아니며, 굳이 전문가에게 의지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비만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비만이 일으키는 여러 합병증 때문이며, 이 때문에 초점은 비만의 합병증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있다.
심지어 비만한 사람이 단순히 몸무게를 줄인다고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기존 연구 결과를 보면 비만한 사람은 몸무게를 줄이지는 못하더라도 운동을 하거나, 평상시 활동량을 늘리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건강해질 수 있고 비만의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비만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느냐는 것이다.
몸무게는 섭취 에너지량과 소비 에너지량의 차이에 의해 좌우된다. 소비하는 것에 비해 많이 먹으면 몸무게는 늘기 마련이다. 단지 체질 혹은 비만유전자의 유무에 따라 잘 찌는 데 비해 잘 빠지지 않는 유형들이 존재할 뿐이다.
유념할 것은 비만 치료를 위해 의사들이 흔히 처방해주는 약은 살 빼는 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약의 작용은 살을 빼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약을 먹는 동안 식욕이 떨어지고 쉽게 포만감을 느끼게 해 음식 섭취량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따라서 약을 그만 먹으면 다시 원래 식욕을 회복해 몸무게가 다시 늘어나는 요요현상이 쉽게 발생한다.
‘비만은 질병’이라는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이 높은 것은 미국이 체질량지수(키(m)를 몸무게(㎏)의 제곱으로 나눈 값) 기준 30 이상을 비만 기준으로 삼는 데 견줘 우리나라는 비만의 정의를 체질량지수 25 이상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만 유병률은 기준을 어디로 정할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중요한 것은 비만 자체보다는 얼마나 운동·절주·금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잘 유지하고 있느냐다. 비만에 대해 너무 강박관념을 갖지 말자.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