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어디 멜라민뿐이랴? 조문술 사회팀장 당국 식품파동 안일 대응 행정시스템 불신 초래 확실한 예방ㆍ대처로 국민들 신뢰 회복해야 멜라민 파동의 일단락이 시도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6일 중국산 가공식품 428개 품목을 포함, 495개 품목 1935건에 대한 멜라민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어디 멜라민뿐이랴?’ 하는 의심을 풀지 않고 있다. 식품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만연한 것이다. 앞으로 또 무슨 물질이, 어떤 형태로 위험을 유발할지 모른다는 것을 훤히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파동은 우리나라 식품 안전 행정의 실상을 여과 없이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상당한 정밀성을 기대했던 것이, 그래서 ‘제조자의 수단이 너무 치밀한 나머지 또는 당국이 허를 찔려서겠지’ 했던 것이 ‘고작 저 정도였다니!’ 하는 실망으로 되돌아왔다.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의 경우 국민의 기대와 달리 관능검사나 샘플검사에 그치고 있으며, 현지에 감독자를 파견해 생산과정에 개입한 기업도 거의 없는 정도였다. 생산량이라든지 인도시기 등 상업적 계약 내용에만 충실했을 뿐이지 제조된 물품의 성질에 도덕성은 개입되지 않았다. 또 당국도 애초에는 “멜라민 분유가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았다”고 강변하고, 멜라민 검사에서 적합했던 과자가 갑자기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발표하는 등 국민의 뒤통수를 잇달아 때려댔다. 가관인 것은 이 와중에도 식품안전관리 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거나 지방식약청의 지자체 이전 반대 등 밥그릇 챙기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가 된 제품의 회수에도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 국민들은 이 같은 파동을 겪으면서 식품 안전과 관련한 당국의 어떤 말도 이젠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다. 식품과 관련, 이어지는 파동은 불신을 넘어 우리 행정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분노까지 일으켰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당국의 상황 인식과 대책은 동어 반복에 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체를 살피지 않고 안이하게 건별 대응에 치우쳤던 것이다. 따라서 연이은 사태에도 불구하고 교훈을 얻지 못했을뿐더러 재발방지 효과도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대응 방식은 또 다른 ‘오염물질’이 우리의 식탁을 언제 오염시킬지 모른다는 섬뜩함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날의 ‘납꽃게’라든지 ‘기생충알 김치’에 이어 올 들어 ‘쥐대가리 새우깡’ ‘멜라민 과자’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은 또 다른 이름의 파동을 예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식품 안전은 반드시 확보해야 할 명령이다. 식품 안전과 관련한 대책은 사전예방과 사후조치로 압축된다. 일 터지고 수습하는 것보다 예방에 무게중심이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행정이 업계의 로비에 휘둘린다는 소리도 끊어야 한다. 잇단 식품 파동은 이를 잘 분석하고 예방.대처하는 시스템만 갖추면 보다 나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제라도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일 때다. <조문술 사회팀장/freiheit@heraldm.com>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