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窓]`멜라민 파동’ 소식을 접하며 멜라민 파동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나, 사뭇 걱정이 된다. 우리 집에서는 시중에서 파는 과자를 불량식품이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원재료는 거의 수입해온 데다 읽기도 어려운 수많은 첨가물들에 알록달록 색소로 범벅된 과자들은 정말 ‘불량 덩어리’ 그 자체다. 모르면 모를까 알고서는 도저히 먹을 수 없다. 아무리 싸다고 해도(요즘은 싸지도 않지만) 아이들에게 죄 짓는 기분이 들어 차마 먹일 수가 없다. 이런 나를 보고 주위에서는 유난을 떤다며, 그냥 아무거나 잘 먹여서 크게 키우고 해로운 음식도 되는 대로 먹여가며 아예 내성을 키우라고 한다. 하지만 한참 쑥쑥 자라나야 할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영양분이 죄다 쓰여도 시원찮을 판에 몸 안에 들어온 식품첨가물을 해독하고 배설하느라 귀한 에너지 다 써버리고, 그로 인한 영양 불균형으로 잦은 병치레를 하게 되는 줄 뻔히 아는 바에야 참 어림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불안함은 아이들의 간식에서만 그치는 건 아니다. 하나하나 꼼꼼히 들여다보면 정말 제대로 먹을 만한 것은 찾기 어렵다. 우리가 시중에서 별 의구심 없이 사 먹는 간장 제품을 살펴보면 원재료에 ‘탈지 대두’ 또는 ‘대두 단백’이라고 표기돼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두(콩)라는 말 때문에 원재료가 콩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 이는 콩과는 별 상관없는 것으로, 구수하고 깊은 맛을 흉내 내기 위해 여러 가지 화학물질을 섞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첨가물이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기름을 짜고 남은 대두박 원료에 염산을 부어서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방법으로 만든 단백가수분해물인 것이다. 조미료와 단백가수분해물이 첨가된 이 맛 재료는 라면이나 과자 같은 여러 가공식품에도 비슷하게 쓰여 아이들의 입맛을 왜곡하는 주범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되도록이면 아이들에게 라면, 과자를 사주지 않고 안전한 먹을거리에 맛이 들게 하려고 애쓴다 해도 기본양념으로 많이 쓰이는 간장부터 바꾸지 않는다면 이미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입맛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도정이나 가공의 과정에서 필요한 영양소가 거의 빠져버린 가공식품에다 집만 나서면 아무 데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패스트푸드, 색소와 첨가물로 똘똘 뭉친 청량음료까지 지천에 널려있는 해로운 식품들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두의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꼭 필요하다. 얼마 전, 빛고을생협에서는 북구 일곡동에 ‘자연드림’이라는 친환경 복합매장을 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매장을 찾아주셨다. 조합원 수 또한 부쩍 늘어 일종의 대박이 난 셈이다. 이처럼 친환경매장이 잘 되는 것은 그 만큼 세상의 먹을거리가 불안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유기농이 지금까지는 주로 잘 사는 사람들의 웰빙 식품이었다면 이제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필수식품에 가까워졌다는 뜻일 게다. 매장에 발걸음이 끊이지 않아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뿌듯하기도 하지만 한켠으로는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친환경 유기농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진열된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아 발품 팔지 않아도 되는, 동네에 있는 가까운 가게 아무데서나 안심하고 맘 편하게 장 볼 수 있는 날은 언제나 올려나. 최미옥<빛고을생협 사무국장> [광주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