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멜라민’ 늑장 대응..식품관리체계 일원화해야”


6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멜라민 함유조사 최종 결과 발표로 일단 멜라민 사태는 진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구멍난 식품안전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식품관리 업무가 농림수산식품부와 식약청으로 이원화돼 있어 정부의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 식품관리업무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뒤늦은 조사, ‘우왕좌왕’한 보건당국

식약청은 중국의 멜라민 분유 파동을 인지하고도 수입중단 등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해 대처능력에 한계를 드러냈다.

식약청은 멜라민 분유 사건을 유제품의 관리감독을 관장하는 농식품부 소관으로 판단했다가 가공식품이 국내에 수입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지난달 18일에야 뒤늦게 중국산 분유·우유·유청 등이 포함된 모든 식품에 대한 멜라민 함유조사를 시작했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11일 중국에서 관련 보도가 나왔을 때 바로 수거검사에 들어갔어야 했다. 확인보도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은 달 17일 수거작업을 시작한 것은 늑장대처”라고 시인했다.

여기에 식약청이 ‘적합’ 제품으로 발표했던 중국산 수입과자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식약청의 검사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지난달 26일 발표 때 대전지방식약청은 ‘고소한 쌀과자(유통기한 2009년 6월 24일)’를 ‘적합(멜라민 미검출)’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부산지방식약청에선 동일제품에 대해 멜라민 검출 판정을 내렸다. 같은 제품에서 나흘 만에 ‘적합’과 ‘부적합’이란 상이한 결과를 접한 소비자는 “뭘 믿어야 하냐”며 불신을 나타냈다.

■식품안전 관리 일원화해야

현재 국내 식품안전 관리 기능은 식약청과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7개 부처 20여개 법률로 난립한 상태다.

특히 식품안전관리 업무는 유통 전·후 단계로 두 기관에 이원화돼 있다. 따라서 이번 멜라민 사태와 같은 대규모의 식품 파동이 발생하면 식약청은 문제 제품의 신속한 수거와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유통 단계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식약청은 유통 중인 치즈를 수거·검사·관리하려 했지만 진열 전까지의 사전정보들은 농식품부에 있어서 종합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식품안전관리가 일원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재희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식품행정 일원화는 지난 정부 때부터 추진해 왔으나 여러 어려움이 있어 진척되지 않고 있다”며 “적어도 식품안전 분야는 식약청이 중심이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7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식품검역 업무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하는 등 식품안전관리 주체를 통합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선진국들은 독립기구를 통한 일원화로 식품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영국은 광우병 파동 이후 식품기준청(FSA)을 설립, 운영 중이고 유럽연합(EU)도 유럽식품안전청(EFSA)에 식품안전 관리에 대한 전권을 부여했다.

/talk@fnnews.com 조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