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뭘 먹나”…엄마들의 커지는 멜라민 고민



멜라민 파동으로 중국산을 물론 외국산 유제품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먹을거리 불신이 눈덩이처럼 증폭되고 있다.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은 길어지지만 답이 없다. 대형마트에서는 과자 대신 과일 매출이 올라가고 ‘집표’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기 위한 엄마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무엇을 먹어야 하나=28일 이마트 양재점을 찾은 최민지(34)씨는 과자 코너 앞에서 30분이나 시간을 끌었다. 평소엔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 열량 등 영양성분에 관한 수치를 살펴보고 바로 구입을 했지만 이젠 원재료명까지 꼼꼼히 살펴본다.


최씨가 든 과자의 원재료명엔 빼곡히 밀가루(밀, 미국산) 옥수수분말(옥수수, 수입산) 식물성 유지 쇠고기엑기스(호주산) 등과 함께 ‘유단백혼합분말(우유)’이란 글자가 적혀있다. 어디서 오는 건지도 모를 ‘유단백혼합분말’이 불안해 최씨는 결국 발길을 돌렸다.


멜라민 파동이 지나간 자리엔 불신만 남았다. 장볼 시간인데도 붐비지 않는 곳은 대형마트 과자 코너 앞. 한적한 가운데 멜라민이 발견된 과자에 대한 리콜 안내문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퇴근길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김선호(37)씨는 일주일에 한, 두번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큰 봉지째 사갔다. 그러나 오늘은 과자 대신 사과와 배 등 과일만 장바구니에 담았다.


김씨는 “어떤 재료를 썼는지 눈여기 보더라도 ‘수입산’이라고만 명기돼 있으면 어디서 들어왔는지 알게 뭐냐”며 “가장 값싸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아이들 먹거리가 과자지만 면역력도 약한 아이들에게 해가 되는 과자를 먹일 순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과자나 초콜릿 대신 과일을 찾는 소비자들 덕분에 사과, 감, 감귤, 배 등 과일 매출은 일주일 전에 비해 대형마트 매장 별로 최고 100% 이상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과일 매출은 일주일 전에 비해 100% 늘었고, 홈플러스에서도 40%가량 증가했다.반면 비스킷이나 스낵, 초콜릿은 20% 정도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해먹는 게 낫겠다=“불량식품 사 먹으면 안돼. 대신 집에 오면 엄마가 맛있는 샌드위치해줄게.” 박은화(33)씨는 요즘 초등학생 딸이 등교할 때마다 확인하고 다짐을 받는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파는 군것질 거리들의 재료가 대부분 중국산이라는 얘길 들은 후 더 심해졌다.


동네 슈퍼에서 우유코너에서 요구르트를 들고 있던 한유인(42)씨도 용기 옆 ‘혼합분유(수입산)’이라는 표기를 보고 제품을 내려놓았다. “채소나 과일은 유기농만 챙기면서도 정작 가공식품은 무신경했던 것 같다”며 “돈과 시간이 좀 더 들더라도 앞으론 재료들을 집접 사서 만들어 먹을 수 밖에 없겠다”고 말했다.


이에 엄마들이 아이들의 간식 거리를 직접 챙기기 위해 나서고 있다. 재료 준비부터 손품이 많이 들지만 영양과 안전을 지켜주는 홈메이드 간식에 관심을 갖는 엄마들이 늘고 있는 것. 덕분에 간식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주방도우미들의 인기도 따라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옥션에서는 오븐, 핸드믹서 등 홈베이킹 관련 상품 매출이 그 전주에 비해 25% 정도 증가했다. 제빵기뿐 아니라 간편 오븐, 식품건조기, 아이스크림 메이커 등까지 홈메이드 관련 주방용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휘슬러의 ‘블랜더’는 견과류나 유기농 곡류로 만든 이유식과 빵, 팬케이크 반죽을 만들 수 있는 제품. 바나나쉐이크, 생과일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내는데도 제격이다. 아이들 안전을 위해 날카로운 날과 부속품을 따로 보관할 수 있는 수납함과 거치대도 있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테팔의 쿡 앤 토스트 미니 오븐은 베이크, 그릴, 오븐 기능 등이 합쳐져 피자, 빵 등을 간편하고 빠르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제품이고 리큅의 식품건조기 푸드마스터는 육류, 채소, 과일 등을 말려 과자처럼 먹을 수 있어 인기다.


정나영 휘슬러코리아 실장은 “불량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집에서 손쉽게 건강식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방기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홈메이드 열풍이 지속되면서 주방용품 시장도 활기를 뛸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