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음식 편견’ 깨뜨리기

불량음식 / 마이클 E 오크스 지음, 박은영 옮김 / 열대림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는 거의 ‘전문가’ 수준의 식품정보를 갖고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먹을거리에 대한 정보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식품 정보는 과연 맞는 걸까?

심리학자로 영양과 심리에 대한 저서를 여러 권 펴낸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음식 상식의 오류와 맹신을 고발한다.

예컨대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식품은 사과일까? 아니면 맥도날드 햄버거 ‘빅맥’일까? 사과는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매우 긍정적인 평판을 받고 있고 ‘빅맥’은 정크식품의 대명사처럼 돼 있지만 실상 비타민이나 미네랄 함량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빅맥’이 높다. ‘빅맥’에는 13종의 핵심 비타민과 미네랄이 들어있지만 사과에는 오로지 비타민C 한 종류밖에 없기 때문이다.

꿀과 설탕(정백당)을 비교한다면 거의 전부 꿀을 선택할 것이다. ‘노 슈거(No Sugar)’는 마치 건강식품이라는 표시처럼 돼있다. 하지만 두 감미료의 미네랄과 비타민 함량은 차이가 없다. 꿀 한 숟가락에는 설탕 한 숟가락에 든 칼로리의 30%가 더 많다. 꿀은 설탕보다 충치를 더 많이 생기게 하며 설탕은 무엇보다 아동 활동항진증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 식품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 가운데 문제성이 큰 것 하나를 고른다면 이런 것이다. “사과에 든 설탕은 몸에 좋고, 도넛에 든 설탕은 해롭다.”

옥수수, 핫도그, 시금치, 복숭아, 바나나, 밀크초콜릿 가운데 1년 동안 그것만 먹고서 버틸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은 무엇일까? 설문에 답한 사람의 42%가 바나나를 꼽았고, 다음으로 27%가 시금치를 골랐다. 하지만 1위는 응답자의 4%만 선택한 핫도그 또는 3%만 선택한 밀크초콜릿이다. 바나나나 시금치는 건강식품으로 선호되지만 실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성분의 함량은 적다. 반면 핫도그나 밀크초콜릿은 부정적인 시선을 받는 음식들이지만 1년 동안 먹고 버티기에는 우수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책은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던 음식의 상식과 평판을 뒤집는다. 저자는 음식의 평판이 20세기 초 이전에 식품이 지녔던 명성과 지위, 심리적·사회적·역사적 요소, 여기에 정치적·개인적 성향이 합쳐져서 형성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우량 식품과 불량 식품의 논란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면서 지방, 소금, 설탕 등이 어떻게 해서 ‘건강의 적’으로서 부정적인 평판을 얻게 되었는지, 평판과 실제는 어떻게 다른지를 분석한다. 또 언론 매체가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좌우되는 ‘불량 음식’에 대한 혼란, 상식과 평판에 의지해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결정하는 우리의 태도와 고정관념도 함께 파헤친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