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정원교] OEM 과자
집단소송제는 증권 분야에 처음 도입됐다. 소액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주가조작 등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을 경우 한 사람이 소송을 내 이기면 같은 피해를 본 다른 투자자들도 동일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정부와 여당은 '멜라민 파문'이 커지자 위해식품에 대해서도 집단소송제를 도입키로 했다. 식품회사들은 이에 대해 굳세게 반대해 왔다. 그들은 이 제도를 악용하는 소비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식품회사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재판'이 많아져 재판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래서일까. 식품 집단소송제를 법률로 제정하려는 노력은 번번이 무산됐다. 정치인들은 업계 로비에 약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3월 '생쥐머리 새우깡' 등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자 정부는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반기에 제정된 식품안전기본법이나 광우병 논란 이후 지난 7월 정부가 내놓은 식품안전종합대책에서도 이 제도는 자취를 감춰버렸다. 이번에도 국민들이 속아 넘어가리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을까.
당정이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수입식품에 대해선 앞면에 크게 표시토록 하겠다고 밝힌 것도 눈길을 끈다. 주문자상표부착방식을 뜻하는 OEM은 과거 컴퓨터, 오디오나 전기, 정밀기계 등 분야에서 주로 채택되곤 했다. 기술력은 있으나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지 못한 기업들이 이 방식에 의존했다. 그랬던 것이 이제 분야에 상관없이 활용되기에 이르렀다.
'생쥐 새우깡'이 파문을 일으키면서 소비자들이 새롭게 깨달은 게 있었다. 문제의 새우깡이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이번 멜라민 파문 와중에 중국산 OEM 과자가 새우깡 말고도 적지 않다는 걸 알고는 새삼 경각심을 갖는 분위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그러나 OEM 과자가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2004년에는 불량만두로, 2005년에는 '중국산 기생충알 김치'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걸 잊지 않고 있다. 참여정부는 당시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지금도 유해식품이 우리를 위협하는 게 현실이다. 이명박 정부가 식품 안전성 확보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는지 두고 볼 일이다. 여기에는 국민적인 동참도 필요하다.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