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나이는 20대, 뼈 나이는 50대
"깁스 하면 낫겠죠?”
골절 때문에 온 비쩍 마른 20대 여성의 안심하는 듯한 말투였다. 출근하는 길에 넘어져 뼈가 부러졌다면서 이렇게 쉽게 골절이 될 줄 몰랐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쉽게 골절이 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나이가 들면서 뼈의 질량과 밀도가 감소해서 생기는 병이다. 이 질환은 흔히 노인이나 폐경기 이후 중년 여성에게 많이 온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생활습관의 변화로 젊은 여성과 남성들까지 골다공증 증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현대인의 식단이 고기나 인스턴트 중심의 산성으로 변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산성 식단은 뼈에게 중요한 칼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 논문에 따르면, 흡연이 뼈의 두께를 줄여 골다공증을 빠른 속도로 악화시킨다고 한다.
그렇다면 병원을 찾은 20대 여성이 골다공증에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다이어트에 의한 것이었다.
뼈는 자신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 두 가지 세포를 가지고 있다. 오래되고 약해진 아이를 흡수하는 세포와 새로운 아이를 생성하는 세포가 그것이다. 20대까지는 이 두 세포의 활동으로 뼈는 단단해진다. 그러다 성장의 정점인 30대가 되면 세포가 점차 더뎌져 노화가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은 에너지, 즉 칼로리이다.
그녀에게는 이러한 세포 활동에 필요한 칼로리가 부족했다. 한창 건강한 뼈를 갖기 위해 활동해야 할 세포들은 굼떠지고, 동시에 골밀도도 낮아진 것이다. 만약 이 상태로 중년에 들어섰다면 세포의 활동이 더 느려져 노화로 인한 골다공증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조용하면서도 위험한 질환이다. 평소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또 엑스레이만으로는 이 질환을 알아보기 힘들다는 것도 맹점 중 하나다. 이미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 골절이 된 후에야 알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뼈가 약한 상태에서 골절된 부위가 붙는다고 해도 재골절이 될 확률이 높다. 증상이 심하면 뼈가 약해지다 못해 깡통처럼 찌그러져 주저앉는 압박골절이 생길 수도 있다.
이 여성은 골절된 뼈를 붙이기까지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골다공증 상태는 약을 먹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대신 필자는 그녀에게 운동과 고른 영양섭취를 처방했다.
뼈는 자극을 줄수록 더 튼튼해진다. 수영처럼 자극을 최소화하는 운동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골절이 잘 되지 않는 운동인 걷기와 고정된 자전거 타기가 좋다. 영양섭취 면에서는 칼슘과 비타민D를 챙겨먹는 것이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연세사랑병원 손준석 부원장]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