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고 독이 되는 ‘채식’


바른체한의원 김강식 원장의 바른 체(體) 이야기- ⑧채식 다이어트

[쿠키 건강칼럼] 광우병, 조류독감 등 육식에 대한 문제점과 거부감이 증가하면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우리나라는 소득의 증가와 식단의 서구화로 인해 육류섭취량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1969년 하루 평균 6.6g이었던 일인당 육류섭취량이 2001년에는 91.6g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1969년 3%에 불과했던 동물성 식품 섭취비율은 2001년 19.9%까지 증가한 것. 이는 비만인구 증가는 물론 비만으로 인한 심혈관계질환 및 성인병 발병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때문에 웰빙 생활을 위해 채식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채식은 다량의 섬유질을 섭취함으로써 혈당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막고 적당한 포만감을 주어 과식이나 폭식을 없애 지방의 축적을 최소화한다. 또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총 섭취량 대비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의 효과도 있다. 채식은 알쯔하이머(치매)의 예방과 진행속도를 느리게 하는데도 도움이 되며 채식을 통한 비타민C, E, 베타카로틴, 파이토케미칼 등의 섭취는 신경과 세포를 보호하고 양질의 식이섬유는 변비 해소, 위암, 췌장암, 대장암 예방, 신결석 예방, 콜레스테롤 감소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극단적인 채식은 건강상 치명적인 해를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비타민B12, 칼슘, 단백질, 철분 등이 결핍되기 쉬워 거대적아구성빈혈, 골다공증 등을 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한의학에서는 보혈(補血)하는 사물탕(四物湯), 궁귀조혈음(芎歸調血飮),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등을 활용한다.

또한 저열량식을 지속하게 되면 대사량이 떨어져 조금만 살찔 만한 음식을 먹어도 체중 증가가 많이 일어날 수 있다. 대사량이 저하되는 경우에는 태음조위탕(太陰調胃湯), 조위승청탕(調胃升淸湯), 한다열소탕(寒多熱少湯), 이중탕가미방(理中湯加味方) 등의 처방과 귀에 놓는 이침을 활용하여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극단적인 채식 보다는 균형 잡힌 채식을 통해 예방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건강한 채식은 채소만 먹는 것이 아니라 동물성 식품을 제외한 4대 식품군인 곡류, 콩 견과 종실류, 채소 해조류, 과일류를 중심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4대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하는 방법은 밥과 같은 통곡식을 주식으로 하고 나머지를 다양한 반찬으로 섭취하는 것. 한끼에 각 군 별로 1가지 이상만 섭취한다면 영양소에 큰 무리가 없다.

가정에서 채식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하루 3끼 현미콩밥을 기본으로 각각 색깔이 다른 반찬을 3가지 이상 먹는 방법이 있다. 채식을 하더라도 가능하다면 생선류와 어패류를 함께 섭취함으로써 필수 지방산과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을 고루 섭취해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극단적인 채식만 아니라면 채식으로도 대부분의 영양소 섭취가 가능하며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

채식은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종류가 다르다. 동물성 식품은 일절 먹지 않는 것은 비건(vegan), 우유 등 유제품은 허용하는 락토(lacto), 유제품과 계란을 먹는 락토오보(lacto-ovo), 동물의 알 섭취가 가능한 오보(ovo), 우유 등 유제품과 계란 및 생선까지 먹는 페스코(pesco), 우유 등 유제품과 계란, 생선, 닭고기 등 백색육을 먹는 세미(semi), 과일이나 견과류만 먹는 극단적인 채식 프루테리언(fruitarian), 대부분 채식을 하지만 때때로 육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 등이다.

이 중 한국인이 가장 실천하기 쉽고 영양상 문제가 없는 것이 플렉시테리안이다. 즉 밥 위주의 한식을 먹되 육류는 때때로 반찬으로 소량 섭취하는 정도를 말한다. 완전한 채식보다는 밥 위주의 한식이 더 바람직하다. 육류에는 장단점이 있으나 극단적인 거부 보다는 밥에 대한 반찬으로 소량 먹거나 특별한 날 먹는 정도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외국의 채식은 주식과 부식의 개념이 불분명하고 종교적 이유로 동물성 식품에 반대하는 성격이 강해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밥(쌀)을 주식으로 하고 김치, 나물, 채소, 해조류 등 영양균형이 절묘하게 맞아 들어가는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해왔기 때문에 한국인에겐 ‘한식’이 올바른 채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국민일보-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