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페놀-A, 당뇨.심장.간질환과 연관"

아기젖병.장남감.음료수병 등 플라스틱 유해 논란


아기 젖병, 장난감, 플라스틱병에 들어있는 화학 물질인 비스페놀-A(BPA)가 당뇨병, 심장병 및 간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은 17일 발행되는 최신호에서 신체 내 BPA 수치가 높은 성인은 그렇치 않은 성인에 비해 이러한 질환을 앓는 비율이 2배였다는 내용을 실었다.

이는 영국 과학자들이 18∼74세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변검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BPA 수치가 높은 25%와 수치가 낮은 25%를 비교한 것이다.

그동안 BPA의 유해 여부와 관련된 연구는 동물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자들은 "BPA 농도가 높은 군에서는 심장혈관 질환, 당뇨병, 간 효소 이상 등의 질병과 관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그러나 BPA가 당뇨병, 심장 및 간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BPA는 음료수와 음식 용기는 물론 CD와 DVD, 전자제품, 스포츠용품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BPA는 해당 제품에 많이 노출될수록 신체 내에 더 많이 쌓인다.

BPA는 지난 2003년에만도 세계적으로 200만t 이상이 생산됐으며, 매년 6∼10% 가량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이 화학물질은 특히 태아와 어린이 성장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의 활동을 방해하는 화학물질로 알려져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이미 BPA를 독성 화학물질로 지정하고 어린이용 제품에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영국 BBC는 이번 연구 결과가 "시초에 불과하다"면서 BPA의 독성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자국의 독성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미 식품의약국(FDA)와 화학제품 제조회사들은 이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FDA는 BPA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언론에 알려진 16일 워싱턴에서 공청회를 열고 BPA에 관한 지난 8월의 연구를 바탕으로 BPA의 인체 유해성 주장은 지나치며, BPA는 현재의 노출 수준에서 안전하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FDA의 관리인 로라 타란티노는 "소비자가 BPA에 노출될 기회를 줄이려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BPA가 유해하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FDA가 나서 BPA가 함유된 제품의 사용을 줄이라고 권고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내 화학제품 제조회사의 모임인 미 화학위원회(ACC)의 스티븐 헨트게스는 BPA가 심장질환과 당뇨병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고 확인하면서, 그 동안의 연구 결과는 BPA 함유제품의 안전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FDA의 공청회에서 여러 과학자들은 FDA가 동물을 대상으로 한 BPA 연구에서 발견된 건강 우려 등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면서 BPA의 식품용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의 존 딩겔 위원장(민주당)은 FDA가 화학제품 제조업계의 자금지원으로 이뤄진 연구를 바탕으로 BPA의 유해문제를 근시안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질타했으며, 상원의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공화당) FDA에 BPA의 유해성 여부를 검토할 패널을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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