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이섬유가 ‘내 안의 건강’ 지킨다 ㆍ패스트푸드·육류 왜 해로울까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9월 무렵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보약을 찾는다. 하지만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 하루에 필요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음식만큼 우리 몸에 이로운 보약 또한 없다. 예로부터 건강의 3요소로 쾌면, 쾌식, 쾌변을 꼽았는데, 이중 쾌변은 쾌식과 깊은 연관이 있다. 쾌변을 위해서는 쾌식을 해야 하기 때문. 이는 좋은 원재료가 훌륭한 제품을 낳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먹으며 건강을 돌보고 있을까. 바쁜 직장인들 사이에 최근 인기식사 메뉴로 도넛과 토스트가 떠올랐다. 밥과 국 그리고 김치가 한 끼 식사의 중심이었던 예전과 달리 변화된 식단이다. “아침엔 우유 한 잔, 점심엔 패스트푸드, 여기가 어딘지~”로 이어지는 유행가는 서구식 패턴으로 급속도로 변해가는 현대인들의 식생활 문화를 반영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2006년 우리나라 국민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자주 먹는 150종의 식품의 식이섬유 함량을 분석한 결과 1인 하루 평균 19.8g의 식이섬유를 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식약청에서 권하는 식이섬유 최소권장 섭취량인 25g에 못 미치는 양이다. 이렇게 햄버거, 피자 등 패스트푸드와 육류 위주의 식사로 김치, 나물 등 전통적인 한국식단에서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었던 식이섬유 섭취가 줄어들면서 현대인들의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패스트푸드나 육류 등 고지방의 서구식 식단은 영양불균형으로 연결돼, 비만, 고혈압, 당뇨병 같은 성인병은 물론 각종 암 발생비율이 증가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렇다면 왜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건강에 해가 될까. 식이섬유는 체내에 들어와 위장 속을 통과할 때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체내에 쌓인 발암물질이나 고혈압,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함께 흡수해 몸 밖으로 배설하는 역할을 한다. 그뿐 아니라 혈당의 흡수를 지연시켜, 당뇨 증세를 개선시키고 혈청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떨어지게 하는 기능을 한다. 또 대장 내의 세균층의 분포를 변화시켜 몸에 유익한 장내세균을 증식시킨다. 그런데 이러한 식이섬유가 부족하게 되면 발암물질이나 노폐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체내에 쌓여 있어 건강에 좋지 않다. 대장은 소화기관 중에서도 가장 말단에 위치해 노폐물을 처리하기 때문에 평소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육류와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대변이 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이를 소화시키기 위해 담즙산의 분비가 촉진되면서 대장점막세포를 손상시켜 암세포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런데 식이섬유는 대장에 덕지덕지 붙은 노폐물을 깨끗하게 제거해 여러 가지 발암물질들이 대장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줘 각종 질환 중 특히 대장암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된다. 유럽 10개국 암 관련단체 합동 연구결과에 의하면 식이섬유 섭취량을 2배로 늘릴 경우 대장암에 걸릴 위험성이 40% 이상 줄어든다고 한다. 또한 대장 내에서 자신의 무게보다 40배나 되는 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변비 예방에도 효과가 탁월하다. 식이섬유가 대장의 보약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현미, 고구마, 버섯, 브로콜리, 토마토, 당근 등이 있다. 이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들로 조리할 때는 가능하면 삶거나 찌고, 굽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조리법은 지방에서 나오는 독소가 장기적으로 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항병원 대장암클리닉 이인택 과장은 “대장암 발생에는 유전적·환경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므로 예방법은 올바른 식생활과 함께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최선책”이라고 강조하면서 식이섬유 섭취시 “충분한 양의 물을 함께 섭취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찬휘 헬스경향기자 chanhwi@kyunghyang.com> [경향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