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엔 오미자·인삼이 특효
녹황색 채소 함께 먹으면 더 좋아
요즘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인지 대부분 내원 환자는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는 호소를 많이 한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다, 신경을 조금만 써도 머리가 아프고 업무집중이 잘 안된다, 눈이 침침하거나 충혈이 되고 뒷목이 뻣뻣하다 등등. 또 감기가 자주 걸리고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으며 열이 머리로 오르면서 늘 정신이 맑지 않다고 호소한다.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자고 일어나도 개운치 않다.
피로의 원인은 육체적 과로 후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휴식을 취하면 바로 회복되는 정상적인 생리적 반응에서부터, 각종 기질적 질환(만성간염, 빈혈, 갑상선 질환, 당뇨병)이나 정신적 질환 등 병적인 경우까지 다양하다. 그 중에 만성피로증후군은 특별한 원인 없이 6개월 이상 심한 피로감이 지속되고 충분한 휴식 후에도 피로감이 풀리지 않아 일상생활과 업무에까지 지장을 주는 경우이다.
참고로 피곤하다는 말과 피로하다는 말은 거의 비슷한 뜻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미묘한 차이가 있다. 피곤하다는 곤(困)자는 나무가 울타리에 둘러싸인 모양(木+口)으로 정해진 틀 속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원인이 주된 것이고, 피로의 로(勞)자는 힘(力)을 써서 열(火+火)이 난다, 즉 힘든 노동으로 인해 나타나는 육체적 피로를 의미한다.
스트레스와 육체적 피로가 쌓이는 만성피로증후군를 한방에서는 허로(虛勞)증이라 하여 병으로 본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허로증상은 마디마디가 쑤시고 아프며, 밤에 식은땀을 흘리고, 쉽게 놀란다고 돼 있다. 또 입술이 자주 마르며 누워 있기를 좋아하고 피부는 윤기가 없고 기침과 가래가 심하고 한기와 열이 반복되며 정신이 명료하지 않고 머리가 무거우며 음식 맛이 없다고 쓰여 있다. 만일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항상 피곤하다든지 체격은 좋은데 체력이 약하다든지 하면 허로증을 의심해 볼 만하다.
만성피로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불필요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스트레스나 육체적인 피로가 쌓였을 경우 그때그때 휴식과 취미생활 등 적절한 방법으로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적당한 수면과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과 함께 고른 영양섭취도 필요하다. 특히 소화가 잘되는 담백한 음식과 녹황색 채소를 많이 복용하는 게 좋다.
만성피로증후군의 한방치료는 음허(陰虛)와 양허(陽虛)로 구분해 치료한다. 음허증상은 몸에 영양이나 진액, 수분이 부족하여 열이 많으면서 만성피로를 느끼는 증상이다. 이 경우에는 오미자차를 복용하면 좋다. 오마자를 끓여서 붉은 색이 나면 불을 끈다. 너무 오래 끓이면 오미자의 떫은 맛이 우러나니 조심해야 된다. 보리차처럼 끓여 놓고 매일 수시로 마시면 만성피로에 좋다.
양허증상은 쉽게 표현해 원기가 부족하고 모세혈관까지 혈액순환이 안돼 여름철에도 손발이 차가운 것이 특징이다. 대체로 간, 콩팥 등의 장기가 부실한 사람이 만성적으로 기운이 없고, 몸이 차면서 쉬 피로감을 느끼는데 이때 인삼을 복용하면 좋다. 인삼은 기력을 보하는 작용이 있어 일반적으로 대표적인 보기약(補氣藥)으로 쓰인다. 약리학적으로는 항(抗)피로작용과 아울러 뛰어난 면역기능 강화작용과 항암작용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인삼이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 기력이 약하고 몸이 찬 사람에게 적합하나,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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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