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저격수’뇌졸중 … 인정사정 없다 나이 건강 불문 당뇨ㆍ비만 등 위험요인 없어도 발병 치료시기 놓치면 신체 일부 마비ㆍ언어ㆍ시야장애 고통 가정주부 A(65)씨는 최근 집 안에서 뇌경색으로 쓰러져 3시간 만에 지역 종합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쓰러진 A씨는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용해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A씨는 무릎 관절염 말고는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지병이 없었고 이전에 비슷한 증세로 쓰러진 적도 없었다. 운동도 꾸준히 하며 건강 관리를 해온 터라 주변 사람 누구도 그가 뇌경색으로 쓰러질 줄 예상하지 못했다. 뇌졸중은 고혈압, 당뇨 질환자만 조심해야 할 게 아니다. 40,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누구에게나 ‘치명적인 불청객’이 찾아올 수 있다. 뇌의 일부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가 부분적으로 손상되는 뇌졸중은 적시에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르거나 신체 일부의 마비, 언어, 시야 장애를 겪게 된다. 뇌졸중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이다. 이 밖에도 흡연, 비만, 과음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런 요인들이 없어도 나이가 들면 누구나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을 안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권순억 교수는 “다카야스동맥염, 모야모야병 등 희귀질환을 포함해 외상이나 기타 이유로 혈관벽이 찢어져 막히는 등 원인이 잘 밝혀지지 않은 뇌졸중이 전체 뇌졸중의 10~20%가량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폐암에 걸릴 수 있듯, 뇌졸중도 평소 위험요인이 없더라도 걸릴 확률이 있다는 것이다. 뇌졸중은 국내에서 암 다음으로 많은 사망 원인이다. 근래 들어서는 전체 뇌졸중 환자 10명 중 4명 정도가 50대 미만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인 장년층도 안전하지 않은 셈이다. 안타깝게도 뇌졸중은 전조증상이 거의 없고 서서히 오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급작스레 찾아오는 게 뇌졸중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이 때문에 막연히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렇다 할 예방책이 없다는 게 전문의들의 소견이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위험요소들을 생활 속에서 우선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유경호 교수는 “국내에서 뇌줄중으로 인한 사망률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한국인이 뇌졸중 위험인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거나 뇌졸중 예방, 치료, 교육이 부적절한 것이 이유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뇌졸중이 올 때는 최대한 빨리 종합병원급 규모 의료기관의 응급실을 찾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다. 늦게 병원에 갈수록 뇌세포가 많이 죽어 치료할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들고 회복도 어렵다. 생명을 건지더라도 평생 식물인간으로 지내거나, 의식이 있더라도 사지마비로 꼼짝없이 누워 지내야 하는 환자도 있다. 뇌졸중의 증상은 뇌혈관 이상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왼쪽 뇌에 이상이 오면 언어 장애와 더불어 신체 오른쪽에 마비가 생긴다. 오른쪽 뇌 이상은 왼쪽 신체에 마비를 일으킨다. 소뇌에 병이 생기면 어지럽고 균형 잡기가 어려워진다. 뇌간에 병변이 생기면 뇌신경 일부가 마비되면서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심한 경우 바로 사망할 수 있다. 유경호 교수는 “뇌졸중이 오면 대개 10분~1시간에 걸쳐 점점 힘이 빠지면서 쓰러지게 된다. 상태가 미미하면 본인이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뇌출혈 시에는 극심한 두통으로 바로 의식을 잃기도 하는 등 양상이 다양하다”며 “환자 스스로 병원에 올 수 없는 상황에선 주변 사람들이 재빨리 대처해 병원에 후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 <뇌졸중 예방 10계명> 1. 담배는 미련 없이 끊어라. 흡연자는 뇌졸중 발생률이 2~3배나 높다. 2. 술은 최대 두 잔까지만 허락하라. 술 종류와 상관없이 매일 7잔 이상을 마시면 발병위험이 3배나 높아진다. 3. 과체중을 주의하라. 비만은 혈중 지방과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여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역시 발생률이 2~3배 높다. 4. 주 3회 30분씩 규칙적으로 운동하라. 혈액순환과 혈관 탄력이 좋아진다. 비만 예방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5. 싱겁고 담백하게 식단을 혁신하라. 과다한 소금 섭취는 혈압을 상승시킨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육류도 피한다. 6.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풀어라. 스트레스는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인다. 7.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를 주시하라. 40대 이상은 6개월에 한 번씩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한다. 8. 만성 질환을 방치하지 말라.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고지혈증, 뇌혈관기형 환자는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9. 응급상황 발생 시 3시간 내 병원으로 이송하라. 3시간 이내에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10. 한번 발병했던 환자는 재발 방지에 노력하라.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는 5년 내 4명 중 1명이 재발한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