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후 관리, 아이 낳듯 해야 한다 [쿠키 건강] 최근 환경적인 영향과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로 자연 유산뿐 아니라 임신중절 수술을 경험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이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생긴 자연 유산이든,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한 인위적인 유산이든 그 고통은 아이를 낳는 것과 같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유산 후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출산과 마찬가지로 몸에 무리를 주는 유산 후 몸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으면 산후풍, 불임 등의 후유증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산 후 제대로 된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 유산, 산후조리보다 더 신경 써야 하는 이유 동의보감에서는 “출산은 밤이 익으면 밤껍질이 스스로 벌어져서 밤알이 조금도 손상이 없지만, 유산은 익지 않은 밤송이를 쪼아서 살과 껍질을 부수고, 껍질과 막을 훼손하여 밤알을 꺼내는 것과 같으니, 그러면 자궁이 손상한 후에 태가 내리게 되는 것이라, 유산한 이후에는 오히려 10배 이상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유산은 임신 20주 이전, 또는 태아의 체중이 500g 이하일 때 임신이 중절되는 경우로 자연유산과 인공유산으로 구분한다. 자연유산의 경우 대부분 임신 초기에 일어나며 유산을 한 두번 경험하게 되면 다음 임신 시에도 유산의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때문에 첫 유산 이후에는 자궁을 튼튼하게 만들어 유산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유산(중절수술)의 경우도 자연유산과 마찬가지로 자궁을 비롯한 산모의 몸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정상적인 분만 시에는 인체 내의 호르몬 변화로 자연스럽게 자궁 수축이 생기면서 출산이 이루어진다. 출산 후에는 호르몬 분비로 늘어나 있던 자궁이 스스로 수축하고 산모의 몸은 차츰 출산 전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유산 뒤에는 이러한 자연스런 호르몬 변화에 의한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 임신 상태 유지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던 몸이 외부 환경이나 중절 수술 등으로 갑자기 변화된 상황에 억지로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르몬 변화가 더디기 때문에 늘어난 자궁의 수축도 늦어지고 출산 후에 비해 전반적인 신체 기능의 회복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유산을 한 경우에는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하는 것 못지않게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겉보기에 별다른 이상이 없고 몸에 크게 무리가 없다고 해서 집안일이나 회사 업무에 바로 복귀하게 되면 회복은 더욱 늦어지고, 산후풍 등의 후유증 등에 노출되기 쉽다. 뿐만 아니라 자궁외 임신, 태반유착 및 습관성 유착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지고 생리불순, 냉대하, 하복부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할 경우 불임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임신 중절 수술의 경우, 자궁 경부를 인위적으로 확장시키게 되면서 몸조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궁 경부에 염증이 생길 수가 있다. 때문에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꼭 챙겨 먹고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신체적인 치료 뿐 아니라 유산 후에는 심리적인 치료도 중요하다. 아기를 잃은데 대한 심한 자책감과 우울증이 나타나거나, 심할 경우 임신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으므로 충분한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다. ◇ 유산 후 이것만은 꼭 지키세요! △ 중절수술 후 어혈 제거로 자궁 청소 중절 수술 후에는 염증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선축어 후보허(先逐瘀 後補虛)라 해서 먼저 깨끗이 하고 나중에 보하라는 원칙에 따라 중절수술로 손상된 조직의 어혈이나 오로를 없애주고 자궁을 깨끗하게 하는 처방을 한다. 또한 자궁과 난소의 상태를 임신 전의 정상적인 상태로 돌려주는 처방을 통해 불임이나 습관성 유산을 예방한다. 한약 처방 뿐 아니라 중절 수술이나 자연 유산 후 효과적인 혈자리에 약침과 뜸을 놓음으로써 어혈을 효과적으로 풀어주고, 한약재를 이용한 좌훈 요법 등은 자궁을 보호하는데 효과적이다. △ 단백질, 철분제, 비타민으로 영양보충 영양보충은 유산 후 건강관리의 기본이다. 규칙적으로 식사와 함께 밥을 주식으로 질 좋은 단백질인 고기류를 섭취해 주도록 한다. 편식하거나 영양 상태가 나쁘면 자궁에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빈혈 예방을 위해 철분제를 복용하거나 간, 콩, 쇠고기, 달걀노른자 등 철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한다. 충분한 야채와 과일 섭취로 비타민도 결핍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기름에 튀긴 음식 등은 소화율이 떨어지므로 먹지 않도록 한다. 라면, 피자,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류는 염증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삼간다. △ 부부 관계는 최소 한달, 임신은 최소 3개월 후에 유산을 겪었다면 최소 한 달 정도는 부부관계를 금하는 것이 좋다. 출혈과 자궁의 감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몸에 무리가 가는 성행위는 질점막 손상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산 후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바로 피임이다. 조급하게 아이를 가지는 것은 산모의 건강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자궁의 회복이 완전히 되지 않아 반복적인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가능한 3∼6개월 후에 임신을 하는 것이 좋다. △ 입욕 목욕은 2∼3주 후에 자궁 내 상처 치유와 세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산 후 2∼3주 동안 탕 목욕은 삼가야 한다. 대신 따뜻한 물로 간단히 샤워를 해주도록 한다. 땀을 지나치게 흘리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샤워도 되도록 짧은 시간 안에 끝내도록 한다. 급격한 온도변화 역시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샤워 후에는 반드시 온몸을 잘 닦고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린 다음 타월로 머리와 몸을 잘 감싸고 밖으로 나오도록 한다. △ 최소 1주일은 무조건 푹 쉬기 유산 후에는 겉보기에 별다른 이상이 없어 일상으로 빨리 복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출산 후와 마찬가지로 유산 후에는 몸이 약해져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더라도 최소 1주일은 직장 뿐 아니라 일상생활도 하지 않고 푹 쉬어 주어야 한다. 유산 후 1개월 정도는 무거운 짐 들기, 장거리 여행, 격렬한 운동 등 몸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도 30분을 넘지 않도록 가볍게 해주어야 한다. △ 스트레스 관리로 우울증 떨치기 유산을 겪고 나면 많은 여성들이 자책감과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심할 경우 임신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유산 후에는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즐거운 기분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다음 임신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도움말 율한의원 정주화 원장>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