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야식에 胃위ㆍ아래도 없다 올림픽시즌 메달 따서 한 잔… 메달 못따서 또 한 잔… 피자ㆍ치킨ㆍ족발 기름진 음식 ‘위식도역류질환’ 유발 스트레스도 위ㆍ식도 괄약근 이완시켜 심한 가슴통증 바야흐로 올림픽 시즌이다. TV 시청시간이 길어지면서 야식도 늘게 마련이다. 무더위에 잠도 오지 않겠다, 술 한잔에 늦은 밤까지 TV 중계를 보며 군것질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주 3회 이상 야식을 즐긴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한밤 기름진 간식, 자다가 불타는 가슴통증 ‘봉변’ 분당서울대병원이 최근 서울 및 분당 지역 직장인 1289명을 대상으로 식사습관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6%인 589명이 평소 속쓰림 증상을 느끼고 있었고, 20%인 258명이 목이나 입으로 신물과 쓴물이 올라오는 위식도역류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을 겪고 있었다. 특히 주 3회 이상 야식을 즐긴다고 응답한 196명 중 63%인 123명이 속쓰림 증상이 있다고 답해 야식이 위식도역류질환과 상관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야식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189명 중에는 39%(74명)만 속쓰림 증상을 호소했다. 위식도역류질환이란 위장 안에 있던 강력한 위산과 펩신(단백질 분해효소)이 식도로 역류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식도로 넘어온 위산 때문에 속이 쓰리고 가슴이 화끈거리거나 목에 뭔가 걸린 듯 답답함을 느낀다. 자는 도중 갑자기 가슴이 불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해서 ‘하트번(heart burn)’으로도 불린다. 이로 인해 식도에 염증이 생긴 게 역류성식도염이다. 야식을 하고 곧바로 잠들면 생체리듬상 소화기능은 ‘절전모드’처럼 최소화돼 있는데 채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들이 위장에 잔류한 탓에 위산 분비가 일어나 속이 쓰리고 위식도역류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의 이동호 교수는 “서 있을 때 중력이 가해져 올라오지 않던 위액이 수면 중 누워 있을 때는 역류하기 쉬워진다”며 “야식을 한 경우 최소 3시간 동안은 잠자리에 들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트번은 고춧가루를 심장에 뿌린 듯 확 달아오르는 불쾌한 통증이다. 이 때문에 심장병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심장병은 걷거나 운동을 하는 중 발생하기 쉽고, 위식도역류질환은 자는 도중 나타나기 쉽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통증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야식이 피자, 치킨, 족발 등 주로 기름진 음식이라는 점도 장단기적으로 ‘화’를 돋운다. 동물성 지방이 가득한 고지방식은 야채, 과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보다 위산 분비를 더 촉진하고, 식도와 위 사이에서 밸브 기능을 하는 괄약근을 느슨하게 한다. 이런 음식과 반주까지 곁들이기를 일삼는다면 몸속에 지방이 축적돼 비만이 오는 건 시간문제다. 비만은 위식도역류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 중 하나다. 이동호 교수는 “복부비만이 심하면 복압이 증가해 위가 확장되는데, 복부 지방층이 확장된 위를 더욱 압박하게 된다. 또한 복부지방의 염증매개 물질이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어 역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식도염>위궤양… 국내 소화기질병 패러다임 변화 위식도역류질환은 과거에는 거의 언급되지 않던 질환이다. 속이 쓰리다고 하면 위궤양, 위염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소화기질병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서구처럼 위식도역류질환의 비율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의 이풍렬 교수는 “외국에선 상부위장관 관련 질환자 중 20~40%가 역류성식도염이 관찰된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증상이 있어도 내원하지 않는 환자가 많고 정확한 역학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수준의 환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헬리코박터미상부위장관연구학회가 지난 2006년 1월부터 같은 해 6월까지 전국 40개 병원에서 건강검진차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16세 이상 2만55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역류성식도염이 2019명(7.9%)으로 가장 많았고, 위궤양 832명(3.3%), 십이지장궤양 534명(2.1%), 위암 65명(0.25%) 순이었다. 동물성 지방 위주의 서구화된 식생활 탓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스트레스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스트레스가 되는 감정은 장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동호 교수는 “뇌장관축(brain-gut axis)이란 용어처럼 경쟁심, 분노, 억압, 좌절, 질투 등 온갖 감정들은 위장을 다스리는 자율신경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와 식도, 괄약근 운동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줘 결과적으로 위식도역류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 셈이다. 역류 증상만 있고 식도염이 없는 환자는 증상만 치료하면 된다. 하지만 식도염을 동반한 경우는 역류 증상과 염증을 함께 치료하고 재발,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를 선행해도 낫지 않거나 잦은 염증으로 식도에 변형이 생겼을 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교정 5대 수칙> 1. 식사는 20~30분간 천천히 하라. 급하게 식사를 하면 채 씹지 않은 음식물과 공기가 함께 위장에 들어가면서 위장이 확장돼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2. 야식은 피하고 식사 후 최소 3시간은 잠자리에 들지 마라. 정 배가 고프면 토마토 등 간단한 과일은 산 분비 유도가 덜하므로 괜찮다. 3. 밤에 자주 깨는 사람은 상반신을 약간 높여 자라. 요나 이불을 상반신에 받치면 중력이 작용해 위산 역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4. 튀김류 같은 기름진 음식, 고지방식과 콜라,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줄여라. 카페인은 위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든다. 5. 흡연, 음주를 삼가라. 고혈압약과 호흡기약의 복용 중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다.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