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대로 먹는 음식이 좋은 음식”


의사는 환자를 돌본다. 그러면 의사는 자신의 몸도 그만큼 잘 돌볼 수 있을까.

경기 파주시 금촌에 있는 경기도립의료원 파주병원으로 노관택(78) 박사를 만나러 가면서 든 생각이다. 노 박사는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팔순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는 의료 현장에 있다.

미리 살펴본 자료에 따르면 노 박사의 이력이 특이했다. 그는 이비인후과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서울대병원장, 한림대의료원장, 대한병원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가정적으로도 성공했다. 아들은 국내 유방암 치료의 최고 권위자인 노동영(52) 서울대 의대 교수이고 이현재 전 국무총리가 사돈이다. 그럼에도 현재 근무 중인 병원은 이력이나 명성과 어울리지 않게 지방의 작은 서민병원이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3년 전 경기도립의료원에서 이비인후과 의사를 못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봉사하는 심정으로 자원했다는 것. ‘의술’이 ‘인술’임을 실천해 보여준 것이다.

병원 진료실에서 노 박사와 마주 앉았다. ‘애주가’로도 유명한 그에게 먼저 술, 담배에 관해 물었다. “담배는 몸에 안 좋습니다. 그러나 간의 알코올 해독 능력이 뛰어나다면 술은 크게 해롭지 않죠. 내 경우가 그렇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소주 반병 정도는 기본적으로 마시는데 어쩌다 기분 좋으면 한병을 넘길 때도 있죠.”

이어서 노 박사는 본인의 건강관리에 대해 ‘의사답게’ 조목조목 설명해줬다. “모든 음식을 고르게 잘 먹어요. 특히 제 고향이 울산 앞바다인데 어려서부터 미역이나 김 등 해조류를 많이 먹었죠. 지금도 즐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그처럼 어려서 먹은 음식들이 다 요즘 말하는 ‘웰빙식’이에요. 겨울에 짚에 묻어놓고 먹던 고구마, 감자, 무가 그렇고, 또 벼를 껍질채 쪄 먹는 ‘찐쌀’도 얼마나 좋은 음식입니까. 자연 그대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노 박사는 운동 등 몸관리에 대해서도 말했다. 20년 전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며 수영이나 걷기 운동 등을 했어요. 골프도 했고 주말이면 산에도 올랐죠. 그러나 내가 요통으로부터 벗어나기까지는 ‘기공’의 덕이 가장 크죠. 우연히 집 근처인 연희동의 헬스클럽에 갔다가 기공체조를 배웠는데 지금까지 매일 새벽 1시간씩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노 박사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건강한 장수를 위하여 기공과 명상을!’이라는 A4 용지 5장 분량의 글도 보여주었다. “기공을 하며 얻은 결론이 이래요. 사람들은 몸이 늙으니 생각도 함께 따라 늙는다고 보통 믿지만 그렇지 않아요. 생각이 먼저 늙는 경우가 많아요. 이제 나이 먹었으니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죠. 그렇지 않습니다. 늙어서 못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선 긍정적 사고가 중요합니다.” 기공 얘기를 하는 그의 얼굴을 보니 60대 초중반으로 보였다. 얼굴도 반짝반짝 빛났다.

건강비결 - 노인에 적합한 원기회복 체조 ‘기공’

기는 우주만물의 생성에 관여하고 있는 근원적 에너지로 출발해 인체 내에서는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는 생명에너지다. 따라서 기는 마음의 성질과 신체의 성질을 같이 갖고 있다. 결국 기공(氣功)은 마음과 신체의 운동인 셈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기의 통로는 급격히 막히게 되고 피로, 허약, 건강쇠퇴 등의 결과를 초래한다. 기공은 이 기의 통로를 새롭게 개방, 몸의 모든 부분에 영양을 공급하고 건강, 생명력 그리고 원기를 회복하도록 해준다. 베타 엔돌핀(β-endorphine)이나 도파민(dopamine) 등의 분비가 촉진되고, 체내의 노폐물이 배출돼 성인병을 예방하고, 노화방지로 젊음을 유지해준다.

특히 기공에는 별도의 시간이나 공간, 도구 등이 필요 없다. 따라서 노인들에게 적합하다. (노 박사의 글 ‘건강한 장수를 위하여 기공과 명성을!’에서 발췌 요약)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