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가 호주산 둔갑 '속수무책'
DNA감식기, 비한우만 구별 국적 감별 못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단속대책 일환으로 밝힌 DNA 검사방식이 한우와 비한우만 판별할 뿐, 미국산 쇠고기를 감별해 내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 쇠고기가 호주산 등으로 둔갑 판매될 경우 DNA 감식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31일 부산시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등에 따르면 농산물품질관리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 등으로 원산지표시 단속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3억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DNA 정밀감식 장비인 초위성체법(MS) 장비를 도입한다.

또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축산물위생검사소도 2009년부터 MS 장비 구입을 위한 국비 반영을 요구해둔 상태다.

이들 기관은 기존 DNA 감식 장비인 모색유전자(MC1R)와 단일염기다형성체법(SMT) 장비를 갖추고 있으나 정밀 감식을 위해서는 MS 감식이 필요한데 그동안 서울의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의뢰해 감식하던 것을 감식 수요 증가에 대비해 부산에서도 장비를 갖추기로 했다.

그러나 장비 보강에도 불구하고 국내 DNA 감식 기술은 한우와 비 한우만을 구분할 뿐, 수입산의 경우 국적별 감별은 불가능해 촛불집회 등 논란이 되는 미국산 쇠고기의 감별은 힘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쇠고기 원산지 표시의 경우, 한우인지 여부에 논란이 될 때에만 DNA 감식의 실효성이 있고, 수입산의 국적별 감별은 육안 식별이나 거래내역서 등 유통단계 추적에 의지해야만 하는 등 단속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산 광우병 논란 후 호주산이 '청정육'이라는 인식과 함께 소비자들로부터 상대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미국산보다 가격도 높아지는 등 차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호주산 둔갑 우려가 그 만큼 높은 상황이다.

원산지표시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다른 농축산물의 경우도 쌀 정도만이 국내산 품종에 대한 DNA 샘플링과 중국산, 미국산 일부 품종의 샘플링으로 검사가 가능하고 올해 12월부터 원산지표시 대상이 되는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은 아예 국내산과 수입산 여부 구분이 안 됨으로써 부득이 육안 검사 등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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