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학교급식, '직영↔위탁' 뭐가 정답?
[메디컬투데이 윤주애 기자] "더 나은 급식을 제공해야지, 위탁급식 얘기가 왜 나옵니까?"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주부 Y(49)씨는 학교급식 정책에 대해 할 말이 많다. Y씨는 "교장이 급식업체랑 골프접대 받고 위탁급식하는 상황에서 위탁급식, 직영급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니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Y씨는 "중학생 아이가 월 4만9400원에 16끼를 먹을 경우 1끼 식사는 3000원이 조금 넘는다"면서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면 3000원보다 비싸진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데 월 5만원이 넘어도 좋다"고 강조했다.
또 다시 학교급식을 직영으로 할지, 위탁으로 할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10년 전면적으로 학교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한다는 정부방침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 위탁vs직영? 갈팡질팡 학교급식
서울시 국·공립중학교 교장단이 학교급식을 위탁으로 할지, 직영으로 할지 학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입법청원을 추진중이다. 학교가 직접 급식을 운영하면 인건비와 식자재 비용 등 생산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급식의 질을 제고하기에 앞서 급식가격부터 올라간다는 게 이유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서울시 국·공립중학교 교장단은 오는 9월 입법청원을 추진할 계획이나 학부모 및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공교육을 시행중인 학교가 학교급식에 있어서는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이빈파 학교급식 운동가는 "정부가 의무교육을 중학교까지 시행하고 있으면 중학교 급식도 의무교육의 일환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의무교육기관은 무상으로 학교급식을 제공한다는 전제하에 학부모들이 내는 급식비가 100% 식재료비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전은자 교육자치위원장은 "학교 급식의 안전을 보장하려면 위탁급식을 없애야 한다"며 "서울시가 2009년 말까지 89개 학교에 대해 직영전환을 추진중인데 2/3가 이를 반대하며 사유서를 냈제출했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렇잖아도 서울지역의 위탁급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데 서울시 국·공립학교장들이 학교급식 자율화를 추진중인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것이다.
학교급식 직영화를 골자로 한 '학교급식법'은 2006년 전국적으로 발생했던 대형 단체급식사건을 계기로 개정됐다. 당시 위탁급식에서 식중독 발생률이 높고 저가의 저질 식재료 문제 등으로 직영전환에 대한 목소리가 탄력받았다. 그러나 2008년 7월 또 다시 위탁급식, 직영급식 논란이 일고 있다.
◇ 무엇이 진정 아이들을 위할까?
정부 입장은 직영쪽에 가깝다. 쇠고기 사용실태를 보더라도 직영급식보다 위탁급식에서 수입 쇠고기를 엄청나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해 1월부터 8월말까지 서울 등 8개 시도 4576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직영급식 학교 95%는 국내산 쇠고기를 사용한 반면 위탁급식 90%는 호주산 등 수입 쇠고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전병헌 의원 등은 광우병 우려가 있는 쇠고기를 학교급식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고 지난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공청회도 가졌다.
그러나 비단 쇠고기 뿐 아니라 돼지고기, 쌀, 김치 등 식재료 전반에 대한 안전성과 영양성은 어떤 급식체제로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16일 민주당 최고위원 김진표 의원은 "최근 서울시 국공립 중고등학교 교장단에서 위탁과 직영 중 선택할 수 있도록 법 개정 청원을 학부모들로부터 서명을 받고 있다"며 "직영급식과 위탁급식을 선택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은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iCOOP생협연구소 정원각 사무국장은 "전현직 교장들이 위탁급식업체에 골프 여행 등 향응을 제공받은 것이 드러난 것처럼 여전히 급식문제는 복마전"이라며 "학교급식과 관련된 회계, 식재료 정보 등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학교급식에 대한 논란은 당장 코 앞으로 닥친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의 신경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22일 시민단체가 마련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 정책토론회에서 박장옥 후보는 직영급식을 운영중인 학교의 관리자가 식중독 등 불안으로 학교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후보는 중고등학교가 통합된 대형 학교는 위탁급식으로 허용하되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주경복 후보, 이영만 후보 등은 직영급식 운영에 찬성하고 있다. 특히 주경복 후보는 교육청 2~3개가 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직영급식에 찬성하는 뜻을 내비췄다.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