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굶으면 뼈도 얼굴도 빨리 늙는다



몸매라인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여름,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달한다. 흐르는 몸매라인을 뚫고 이리저리 삐져나온 살은 스트레스의 근원이고 되고, 급기야 우리 몸의 지방은 ‘공공의 적’이 되고 만다. 지방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것이고,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양을 늘리는 것이 탱탱 다이어트의 핵심으로 꼽힌다. 몸매교정이라는 이름으로 ‘마른 다이어트’가 번지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렇게 지방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하고 있지만 사실 지방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차적으로 지방은 외부 환경변화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고 내장 장기를 보호한다. 또한 지방은 여성호르몬 분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골다공증이나 불임과도 연관이 깊다. 과소지방과 불임의 관계는 여성은 물론 아니라 남성도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지방 부족은 피부노화의 주요 원인이 된다.

지방세포는 여성호르몬의 샘

우선 지방은 여성호르몬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난소에서 가장 많이 생성되지만 지방세포와 부신에서도 만들어진다. 나이 들어서 난소의 에스트로겐 생성기능이 저하될수록 지방의 에스트로겐 분비기능은 더욱 중요해진다. 에스트로겐이 적으면 골다공증이나 불임의 위험이 커진다.

그런데 과도하게 다이어트를 하거나 다른 질병으로 살이 갑자기 빠져도 에스트로겐 분비는 줄어들 수 있다. 일부 에스트로겐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지방세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몸매를 보나 체중을 보나 분명히 ‘정상치’인데 몸무게에 병적으로 집착하고, 바싹 마른 모델몸매를 추구하는 여성이라면 젊은 나이에도 골다공증이 올 수 있는 것이다.

과소지방 불임의 한 원인

과소지방은 불임을 일으키기도 한다. 흔히 체중 문제로 인한 불임이 전체 불임의 약 12%라고 하는데, 전문가들은 비만에 의한 것과 과소체중에 의한 것이 반반이라고 본다. 너무 말라도 임신이 안 될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역시 에스트로겐 분비와 관련된다. 너무 마른 여성이 불임이라면 지방이 너무 적은 탓은 아닌지 체크해봐야 한다.

남성 역시 과소지방은 불임과 연관된다. 체질량지수(BMI: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20 이하의 마른 남성은 MBI 20~25 사이의 건강한 남성에 비해 정자수는 28.1%, 정자밀도는 36.4% 낮았다. BMI 25 이상의 뚱뚱한 남성 역시 정자수는 21.6%, 정자밀도는 23.9% 낮았다.(덴마크 코펜하겐대학 티나 옌센 박사 연구팀. 2004년 연구) 뚱뚱씨보다 홀쭉씨가 정자가 더 부실하다는 얘기다.

체중이, 즉 지방세포의 많고 적음에 따라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에스트로겐에서 답을 찾는다. 남성 역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일정량 필요하다.

피부탄력을 위해서는 지방이 필수

미용을 위해서라면 지방은 절대로 남겨둬서는 안될 것 같지만 탱탱한 동안을 만들고자 한다면 지방은 필수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나게 마련인데, 지방이 부족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얼굴은 늙어버린다.

얼굴의 노화는 피하지방의 감소, 콜라겐 감소, 피부와 악안면 유착부위의 늘어짐 등 3개 차원에서 진행되는데 그 중 지방 감소에 의한 것이 50%를 차지한다.

결국 얼굴이 늙는 것은 지방 탓이 가장 크다는 얘기다. 그래서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다보면 몸매는 20대인데 얼굴은 40대처럼 갑자기 늙어버리는 게 이 때문이다. 이럴 땐 얼굴에 잃어버린 지방을 다시 채워줌으로써 노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기도 한다.

※ 도움말 : 훈성형외과 우동훈 원장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