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물가 시대 ‘짠순이族’는다
반짝세일 ‘단타족’ㆍ야간쇼핑 ‘떨이족’ㆍ무료쿠폰 ‘샘플족’…
재봉틀ㆍ신발 창갈이 등 수선상품도 불티
고(高)물가 현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생활비를 아끼려는 신(新)소비족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반짝 세일상품을 노리는 ‘단타족’이 있는가 하면 고쳐 쓰고, 기워 쓰는 ‘아나바다족’도 등장했다.
신선식품의 신선도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사는 ‘떨이족’, 상품 판촉용으로 나오는 샘플을 사용하는 ‘샘플족’ 등도 고물가 시대가 낳은 신조어다.
▶단타족=자칭 화려한 싱글인 회사원 김영미(30) 씨는 회사에서 알아주는 짠순이다. 그는 인터파크에서 ‘모닝커피’ 쿠폰을 다운받고, 옥션에서 주말 타임세일 의류를 절반 가격에 산다. G마켓에서는 ‘오늘만 특가’ 코너에 들어가 3만5400원짜리 두유를 2만9900원에 구입하는 등 주로 반짝 세일을 이용한다.
김씨는 인터넷 쇼핑몰의 반짝 세일을 노리는 대표적인 단타족이다. 인터파크는 최근 매일 커피 쿠폰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모닝커피’ 서비스를 열었다.
이 코너는 하루 한 가지 상품만 24시간 특가로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무료 증정하며 짠순이 쇼핑객을 유혹하고 있다. 하루평균 1만2000~1만5000명이 쿠폰을 다운로드받을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다.
▶아나바다족=외환위기 시절에 유행했던 ‘아나바다족’이 다시 등장했다. 온라인 쇼핑몰도 이들을 겨냥한 ‘아나바다 마케팅’에 사이클을 맞추고 있다. 옥션에서는 지난 6월 재봉틀, 구두수선상품, 운동화 창갈이 서비스 등 수선 관련 상품들이 9300여개나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 증가한 수치다. 7월엔 6월보다 15% 증가했다. 재봉틀을 비롯해 수선용 밴드와 구두굽 리폼 상품, 운동화 창갈이 서비스 상품도 인기다.
특히 축구화 창갈이 리폼 서비스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이 서비스는 4분의 1의 비용으로 헌 축구화를 신제품처럼 만드는 게 매력이다. 전항일 옥션 CM실 패션.리빙담당 실장은 “여름 휴가철엔 리폼 상품 수요가 줄게 마련이지만 올해에는 고물가 탓인지 리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떨이족=서울역 인근 회사에 근무하는 박성미(36) 씨는 퇴근길 늘 롯데마트에 들러 떨이 식품을 싼값에 사간다. 퇴근시간이 늦을수록 그가 사는 양은 많아진다. 밤이 늦을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폭이 크기 때문이다.
박씨는 “떨이 상품은 조리한지 조금 지나 가격은 30% 이상 저렴하지만 먹는 데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에서도 오후 9~10시가 되면 생선류 등 수산물뿐 아니라 오이, 고추 등의 채소와 과일도 20~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떨이행사가 한창이다.
이 때문인지 요즘 대형 마트엔 여름철 무더위도 식힐 겸 알뜰쇼핑에 나서는 야간 쇼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당일 모두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마감세일을 진행한다”며 “할인된 식품을 찾는 야간 떨이족이 최근 두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샘플족=샘플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상품들을 써보고 선택할 수 있으며, 유통업체 입장에선 입소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매개체다. 최근 샘플을 무료로 나눠주는 마케팅이 인기다.
샘플을 나눠주는 옥션의 ‘파우치 데이’ 행사엔 하루평균 1만명 이상이 참여한다. 이 행사엔 7개 브랜드 20종의 샘플이 등장한다. 지난해보다는 샘플 수가 많이 늘었고 참여고객도 3배 이상 증가했다.
매일 오전 10시4분과 오후 4시에 실시하는 롯데닷컴의 엔제리너스 무료커피 쿠폰(총 100장) 증정 행사는 3초 만에 마감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다. 양승재 옥션 제휴마케팅팀장은 “20, 3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샘플 행사는 지난해보다 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