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사고 무서워 직영 기피”
교장단, 급식법 재개정 서명 작업 … 교과부, 2010년 전체 직영화 추진


서울지역 중학교 교장들이 학교급식 직영화 선택권을 요구하는 내용의 법개정 청원서명을 받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 국·공립중학교 교장단 박종우 회장(대청중)은 14일 “직영급식을 의무화하지 말고 학교사정에 따라 위탁과 직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내용의 서명을 받고있다”며 “설문이 모아지면 국회교육위원회에 학교급식법 재개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 박희근 학생건강안전과장은 “2009년 말까지 994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여건상 불가피한 352개 학교를 제외한 전국 초·중·고교에서 직영급식이 실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현행 학교급식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급식 관련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도 “위탁급식비율과 식중독 발생율이 가장 높은 서울지역 교장들이 위탁급식을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급식사고 책임을 피하기 위해 교장들이 위탁을 선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장단의 움직임이 알려지자 교육계에서는 자율권 확보라기보다는 직영전환을 거부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일부 학교의 직영전환 불가피 사유도 명분 없는 주장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명분 없는 움직임 = 교과부 등에 따르면 일부 중·고교 교장들은 직영급식 시설비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직영급식으로 전환을 결정한 학교는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으로부터 학교 당 8000만원(서울 1억원)의 급식시설개선비를 지원받는다. 신규 시설 설치가 가능한 학교에는 3억원이 지급되는 등 전환에 따른 수요자 추가부담은 없다.
교육계는 업무 부담이 늘어 교과지도가 어렵다는 일부 교장들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학교급식은 조리 단계까지 영양교사가 책임을 지고 있고, 식자재 검수도 학교운영위원회 산하 학교급식소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한 고등학교 교장은 “직영급식의 경우 업무 부담이 느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과지도에 차질이 생길 정도는 아니다”며 “저녁식사를 해야 하는 고등학교나 규모가 큰 학교에 추가 인력확보를 위한 지원을 늘려주는 정도면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학교장이 혜택 가로막아 = 위탁급식의 경우 급식비에서 위탁업체 인건비를 지급하는데 반해, 직영급식 학교는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영양사 인건비 등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여기에 비영리로 운영되기 때문에 직영급식의 경우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급식비 대부분을 식자재 구입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영급식 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어 위탁급식을 실시하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해 890억보다 344억원이 늘어난 1234억원을 식자재 구입비 등으로 학교에 지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일부자치단체들이 우수농산물 지원 등을 통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그러나 영리적 성격이 있는 위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직영급식은 위탁급식에 비해 안전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년간 식중독 발병률은 위탁급식이 직영급식에 비해 5.3배 더 많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좋은 식재료로 만들어진 질 좋은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교장이 어느 정도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방에서는 대부분 학교가 직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내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