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칼슘·비타민D 많이 먹고 육식 줄여라
[조인스] 고지방고열량 서구식 생활 원인
식이섬유 예방 효과는 의견 엇갈려
대장암 신규 환자가 해마다 1만6000여명씩 발생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위암에 이어 2위로 다발하는 암이 된 것이다.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운동량이 줄어든 탓이다. 길이 2m의 대장은 소화·흡수되고 남은 음식이 잠시 머무르는 곳. 따라서 식생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발생 원인 중 유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5% 내외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육류·인스턴트 식품 등 고지방·고열량 식품을 위주로 한 서구식 식생활과 관련이 있다.
◇식이섬유=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식이섬유 권장량은 20∼25g인데 현재는 이에 약간 못 미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즐겨 먹으면 배변의 부피가 늘어난다. 장 운동도 활발해진다. 그런 만큼 발암·유해물질의 장 통과 시간이 단축된다. 식이섬유가 변비·대장암 예방에 유익할 것으로 보는 것은 이래서다. 의료계에선 ‘식이섬유가 대장암을 예방한다’는 데 대해 찬반 양론이 있다. 권위있는 의학전문지 랜싯(2003년)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그룹이 적게 섭취하는 그룹에 비해 대장선종 발생률이 25%가량 낮았다.
반면 미국 뉴잉글랜드의학저널(1999년)엔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한 집단과 적게 먹은 집단을 16년간 비교·조사했더니 대장암 발생률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논문이 실렸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선영 교수는 “식이섬유가 대장암 예방·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며 “혈당·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는 분명해 보이므로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엽산=비타민B군의 일종인 엽산은 대장암 예방에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갖고 있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박필원 교수는 “젊은 연령대에서 엽산을 섭취하면 유전자(DNA)의 변이를 막아주지만 이미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 고연령층에선 오히려 암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 6월에 발표된 한 연구에선 대장암의 전 단계인 대장 용종을 제거한 뒤 엽산 보충제를 복용한 집단에서 나중에 대장 용종이 오히려 더 많이(엽산 보충제를 먹지 않은 집단 대비)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 용종이 있다는 것은 이미 유전자 변이가 일어났음을 뜻한다. 감귤류·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를 통해 엽산을 보충해보자.
◇칼슘·비타민D=둘은 뼈를 튼튼하게 하는 ‘환상의 커플’이다. 칼슘은 뼈의 구성성분이고 비타민D는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도와서다.
아주대병원 외과 서광욱 교수는 “최근 이 ‘콤비’가 대장암 예방에 유효하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대장 용종을 지닌 환자(842명)에게 매일 칼슘을 1200㎎씩 제공했더니 이후 4년간 새 용종 출현이 없었다는 논문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또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대장암 환자(179명)의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정상인보다 훨씬 낮은 것을 근거로 비타민D 보충이 대장암 예방에 유효할 것으로 추정했다.
칼슘의 공급원은 우유·요구르트·치즈 등 유제품, 연어·고등어·정어리 등 등푸른 생선, 케일·겨자 등 색이 짙은 채소다. 비타민D는 연어·정어리·비타민D 강화 우유·계란 노른자·닭간 등에 들어 있다. 햇볕을 받으면 피부에서 생성된다.
◇동물성 지방=육류의 지방은 대장암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통한다. 고지방 식품을 즐기는 나라의 대장암 발생률이 채식 위주의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동물성 지방과 소화효소가 만나면 독소가 만들어지고, 그 독소가 대장벽을 자극해 대장점막의 손상·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세계 암연구기금(WCRF)은 조리된 적색육의 섭취를 주당 500g 이하(날고기로는 주당 700g 이하)로 줄이고, 육가공 식품은 가급적 적게 섭취하라고 권장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