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지혈증, 당신도 예외일 수 없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한기훈 교수
[쿠키 건강] 일명 ‘침묵의 살인자’라고 잘 알려진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등의 질환에 최근 이상지혈증이라는 또 하나의 건강의 적(敵)이 성인들의 건강을 괴롭히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한기훈 교수(심장내과)에 의하면 이상지혈증은 그 증상이 평소 잘 나타나지 않고 있어 성인 개개인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한 예방하기가 힘든 질환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이상지혈증을 방치해두면 협심증 또는 뇌졸중 등의 결과를 불러 올 수 있다며 초기대응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기훈 교수의 설명을 통해 이상지혈증의 예방과 증상이 나타났을 때 그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Q.고지혈증 또는 이상지혈증이란?
거의 같은 뜻에서 쓰이고 있다. 하지만 고지혈증이라는 말이 먼저 사용되기는 했어도 이상지혈증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고지혈증이라는 용어는 높은 상태의 지방수치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전에는 높아서 문제가 되는 나쁜 콜레스테롤, 즉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같은 것에만 초점을 많이 맞추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HDL콜레스테롤과 같이 낮아서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이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LDL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것 모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이상지혈증으로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하다. 물론 LDL 콜레스테롤 하나만 본다면 고지혈증이라고 하는 것이 적합하다.
Q.이상지혈증의 진단 기준은?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개개인의 지방수치를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대개 14시간 금식을 한 상태에서 약 3cc정도의 혈액을 통해 개인의 LDL-C, HDL-C, 중성지방 수치를 정확하게 잴 수 있다. 물론 각각에 대한 권장되는 기준치가 있으며 그 기준치를 넘어서는 경우 이를 이상지혈증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LDL 콜레스테롤은 그 사람이 동맹경화 위험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기준치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100mg/dl 이하를 보통 가장 이상적인 수치라고 얘기한다. 중성지방은 외국의 경우 150mg/dl 이하를 가장 이상적인 수치로 보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에는 중성지방의 수치가 조금 높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약 200mg/dl 이하를 기준치로 사용하는 곳도 있다. 그리고 HDL 콜레스테롤은 남자의 경우는 최소 40mg/dl 이상, 여성은 폐경기 이전이라면 50mg/ dl 이상을 보통 정상수치라고 판단한다.
Q.국내 이상지혈증 환자는 얼마나 되나?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이상지혈증을 가지고 있는 성인들의 비율이 최소한 성인 연령에서는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2000년 이전까지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의 평균 수치가 계속 급하게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쉽게 말하면 10년 단위로 해서 평균수치가 10mg/dl 단위로 올라간다는 얘기가 많았다. 2000년 정도에는 성인 연령에서 대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mg/dl 이상으로, 약물치료가 고려될 수 있는 상황이 20%에서 30% 이상으로 보고된 논문이 많이 나왔다. 2000년 이후에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되는 폭이 다소 둔화되는 반면 HDL 수치가 낮은 사람의 비율이 굉장히 크게 증가 하고 있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수치 이하로 낮은 경우가 우리나라 인구의 20% 이상 된다.
Q.이상지혈증 대상 환자들의 연령층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예외가 될 수 없다. 우리가 LDL 이나 HDL, 또는 중성지방을 조절하는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혈관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치를 일시적으로 정상을 맞추기 위해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혈관의 건강을 대표할 수 있는 동맥경화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보고 그 위험성이 매우 높게 생각되는 경우라면 연령과 관계없이 그 약물을 활용해 조절할 수도 있다. 물론 연령이 낮은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혈관이 건강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성지방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그리고 복부비만이 많고 담배를 피시고 혈당수치가 올라가고 혈압수치도 조금 불안정하고 이러한 위험요소가 많이 생기는 사람들이 최근에는 젊은 연령에서도 많이 보이고 있다. 따라서 예를 들어 30대라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 중성지방 수치, HDL 수치를 약물을 통해 조절해야 하는 경우나 금연 또는 혈압조절 그리고 혈당수치 조절을 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는 사람들이 젊은 층에도 많이 생기는 것이 현실이다.
Q. 모든 연령층이 이상지혈증에 노출돼 있나?
그렇다. 어느 연령층이든 나름대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피검사를 통해서 개개인의 위험도를 정확하게 이해를 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혈압이나 당뇨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위험하다는 것을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반해 오늘의 주제인 이상지혈증에 대해서는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 성인인구라 하더라도 본인의 지방수치 중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알고 있는 분들이 20명 중 한 명도 되지 않는다.
Q. 이상지혈증의 전조증상은?
당뇨와 마찬가지로 콜레스테롤이나 지방수치가 다소 높거나 낮다고 해서 그 자체가 증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상태가 오래 됐을 때 혈관의 동맥경화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매우 심하게 진행되고 이 때문에 혈액순환이나 장기로의 혈액공급 같은 것이 제한된다. 그래서 이상지혈증이나 당뇨나 마찬가지로 그 자체만으로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위험도가 더 심각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Q. 이상지혈증을 방치하면?
피가 흐르는 곳이 혈관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이 혈관이다. 많은 분들이 혈관은 장기가 아닐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온 몸에 다 퍼져 있기 때문에 혈관은 굉장히 중요한 장기다. 혈관이 비정상적인 상태의 지방수치에 노출이 되면 파이프가 녹슬듯 10년에서 수십년에 걸쳐 동맥경화가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
Q. 마른 사람은 이상지혈증에 안전한가?
이상지혈증은 비만인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체중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많이 발견이 된다. 가장 간단한 예를 들자면 건강해 보이는 여성에게서도 상당히 많은 고지혈증이 발견이 된다. 물론 체형이 나빠 악화되는 이상지혈증의 형태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체형이나 음식이 정상이라고 해서 이상지혈증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약간 드물긴 하지만 유전적인 영향 때문에 부모로부터 이상지혈증 체질을 물려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어떤 전조증상이나 본인의 체형과는 무관하게 한 번 정도는 본인의 피검사를 해서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이상지혈증 예방법은?
피 검사라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노령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음은 물론 한편으로는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으면서도 건강을 똑같이 유지하는 사람이 많아 검사 연령 기준을 천편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미국 심장학회를 예를 들면 대개 남자는 45세, 여자는 55세가 넘어가면 그 자체만으로도 동맥경화가 진행이 될 위험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그 정도 연령 이후인데도 자신의 지방수치를 모르는 사람들은 꼭 측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시 말하면 ‘멀쩡하다’ ‘아무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그 정도 연령이 되면 한 번은 꼭 측정을 해야 하는 나이가 남자 45세, 여자 55세다.
Q. 이상지혈증 완전 치료가 가능한가?
동맥경화가 심한 상태로 벌써 증명이 되었거나 아니면 그것 때문에 뇌졸중이나 협심증, 심근경색을 겪은 기록이 있어 앞으로 그런 질병의 재발이 높은 상황이 아니라면 약물치료를 즉각적으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약물치료 이전에 6주 정도는 비약물 요법(생활습관을 바꾸는, 운동이라든가 식이요법을 모두 포함)을 시행한다. 비약물 요법이 적절하게 진행되면 이상지혈증의 수치가 10∼15%가 좋아지는 결과를 보게 된다. 그 이후에 검사를 했을 때도 이상지혈증이 충분히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그 때부터는 약물사용을 해서라도 그 수치를 교정해야 한다. 약물의 종류에 따라 특징은 다르지만 대개 하루에 한 번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이상지혈증이 대부분 개선된다. 요즘에는 좋은 약들이 많이 나와 있다. 약물 투여 이후에는 얼마나 이상지혈증이 개선이 됐는지, 약물에 부작용이 없는지 빠르게는 한 달, 길게는 6주에서 석달 이내에 체크해 유지가 잘 되고 있는지, 안전하게 약물이 투여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Q. 약물치료를 일단 시작하면 계속 복용해야 하나?
약물을 투여해야만 이상지혈증이 해결이 되는 상태라면 반대로 약물을 끊으면 다시 악화될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약물투여를 해야 한다. 대부분의 예방적인 연구에서 스타틴 계열의 약물은 최소한 5년 또는 6년 또는 길게 복용해도 안전하다. 그리고 오래 먹으면 먹을수록 심장병, 또는 뇌졸중의 예방효과가 안전하게 유지가 되는 것이 증명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