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정복보다 암 예방이 더 중요"

美암자문위원회 위원에 오른 홍완기 MD앤더슨 교수

"어느 시점까지 암을 정복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얘기입니다. 여느 만성질환처럼 암 환자 역시 고상한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20대 중반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국립암자문위원회 위원에까지 오른 미국 텍사스대 M D 앤더슨 암센터의 홍완기 종양내과 총괄책임 교수(65).

미국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국립암자문위원회 위원은 미국 보건부의 암관리 정책에 조언하고 한 해 4조원에 달하는 국립암센터(NCI) 연구비 집행에 대한 심사승인권을 갖는다.

홍 교수에게 이메일로 암 연구와 치료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세계적 종양학자이자 200명의 암전문의와 2500명의 직원을 통솔하는 홍 교수는 지체 없이 답장을 보내왔다.

Q> 암이 정복될 수 있다고 보나. 만일 정복될 수 있다면 언제쯤 가능한가.

A> 미국에선 최근 몇 년간 암사망률이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사회에서 암이 완전하게 정복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목표다. 꾸준한 진보가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만큼 암치료가 그렇게 `스피디`하게 발전하지는 않고 있다. 정복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암을 적절히 관리해 환자가 행복한 삶을 오래 유지하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

Q> 암 예방을 위해 개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A> 규칙적 운동, 과일과 채소를 하루 5번씩 먹을 것, 비만을 피할 것, 금연, 적당한 음주가 개인이 암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왕도다. 또한 붉은색 고기 대신 생선, 닭고기 등 흰색 고기를 주로 먹을 것을 권한다.

Q> 암 예방을 위해 정부는 어떤 일을 해야 하나.

A>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 또 암 예방을 위한 연구에 더 많은 예산을 써야 한다.

Q> 암치료에서 획기적 진전을 가져올 새로운 치료법 또는 기술로 주목하는 것이 있나.

A> 지금은 암연구에 매우 흥미진진한 시기다. 인간지놈 프로젝트가 완성되면서 암의 유전적 특성과 분자적 병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일정한 암의 진전과 전이 경로에 따라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개발된 새로운 치료제는 분명히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Q> 한국의 말기암 환자들 중에선 대체의학을 찾는 경향이 많은데.

A> 검증되지 않은 식이요법이나 대체의학에 의존하는 환자들의 심리를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주치의가 추천하는 경우가 아닌 한 이런 치료법을 개인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 어떤 치료도 통하지 않는 말기환자들 중에선 통증완화 또는 호스피스케어로부터 도움을 얻는 수가 있다. 그래도 주류의학의 치료를 계속 받는 것이 중요하다.

Q> 암을 잘 이겨내는 환자의 공통된 특성 같은 것이 있나.

A> 분명히 있다. 일탈 없이 모든 치료에 성실하고 유순하게 임하는 환자들이 암을 이겨낸다. 정신적으로 강하고 준비되어 있는 환자들이 암에 대해 강한 전투성을 보인다.

Q> 외국 대학 출신으로 현재의 지위에 오른 성공의 비결이라면.

A> 누구나 아는 것이다. 열심히 일했고 신용, 책임감, 창조성, 리더십 같은 가치를 위해 노력했다. 자부심을 갖고 나름대로 완전성을 추구했다. 운도 따랐다.

[노원명 기자]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