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앞 불량식품, 어린이가 직접 물리친다
[쿠키 사회] “이제 손도 안 댈 거예요. 젤리에서 뺀 빨강 색소물에 흰색 실을 담가 염색했는데 아무리 씻어도 안 지워지더라고요. 우리가 그런 걸 먹고 있었어요.”
초등학교 앞에서 팔리는 불량식품이 갈 수록 늘어나는 것을 보다 못한 어린이들이 유해식품 추방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5일 서울 문래초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5, 6학년생 7명으로 구성된 먹거리지키미단(지도교사 유관호)은 최근 환경단체인 ‘환경정의’의 도움을 받아 학교 인근 수퍼마켓과 문구점에서 파는 과자, 사탕, 껌 등 100∼200원대의 저가식품 35종에서 인체유해성분이 포함된 사실을 밝혀냈다. 먹거리지키미단의 분석 의뢰를 받은 환경정의가 조사한 결과 어린이 기호식품에 사용이 금지된 적색 2호 색소, 안전성 논란이 있는 타르색소와 조미료 MSG 등이 검출됐다.
이번 모니터링 활동에 참가한 백지연(6학년)양은 “과자나 사탕에 몸에 안 좋은 성분이 있다는 건 예전부터 알았지만 ‘조금 먹는 건 괜찮겠지’ 하고 먹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직접 첨가 성분을 조사하고 실험도 해보니 더 이상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라고 말했다. 송현섭(6학년)군도 “우리 몸에 해롭다는 색소가 제 몸 속에 그대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니까 찜찜하더라고요”라며 실험 당시 소감을 밝혔다. 나머지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아, 맞아!’라고 말하며 맞장구를 쳤다.
이들은 지난 5월 말 문래초교와 환경정의가 공동으로 진행한 어린이 식품 모니터링단 프로그램에 참가해 교육을 수료하고 위촉장을 받았다. 아이들을 모니터링 요원으로 임명한 신행호 교장은 “친환경 급식시범학교로서 안전한 먹을 거리에 대해 가르치면서 교과서를 벗어나 좀 더 체험적인 학습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고 싶었다”며 “마침 환경정의가 아이디어를 제공해 어린이들이 직접 먹거리 현장조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니터링단을 이끈 유 교사는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책임감 있게 활동에 임해 프로그램이 제 빛을 발했다”며 “이번 결과를 학부모들에게 알려 아이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지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앞 식품 조사를 마친 7명의 먹거리지키미단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2학기부터는 식품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홍보활동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