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한국’..정부 ‘뒷짐’만 지나


대한민국이 점점 뚱뚱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비만관리 대책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3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정부가 세 차례에 걸쳐 조사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1998년에 26.3%에 그쳤던 비만율이 2001년에는 29.6%, 2005년에는 31%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남성들의 비만율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이 기간 30대 남성의 비만율은 1998년 28.4%, 2001년 35%, 2005년 38%로 늘었다. 40대 남성의 경우도 1998년 33.3%, 2001년 39%, 2005년 41.1%로 증가했다.

미래세대 주역인 어린이들의 비만율도 급등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조사결과 초중고교생들의 비만율은 2002년 9.4%에서 2004년 10.0%, 2006년 11.7%로 매년 늘고 있다. 비만은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일 때를 말한다.

‘현대인의 적’으로 불리는 비만율이 늘어나자 정부는 지난 2005년 비만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등 국가비만관리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옛 교육인적자원부)는 소아·청소년 비만을, 노동부는 사업장 내 성인 비만을 각각 관리하고 보건복지가족부(옛 보건복지부)는 질병으로서의 비만 정책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각 부처별로 진행되고 있는 비만관리사업의 투자 중복을 예방하기 위해 종합대책을 보완해 추진하겠다는 발표 이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렇다 할 후속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가 보건소를 통해 비만관련 건강증진사업을 자율적으로 추진토록 의무화했지만 이마저도 보고체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국의 비만관리 실태와 실적파악이 전무하다.

대한비만학회 강재헌 이사는 “연간 30만∼40만명씩 늘어나고 있는 비만은 중증도 질환”이라면서 “비만인이 부담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비만을 공공의료보험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 의료계에서는 비만치료를 고 수익치료로서 미용목적으로만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보험을 통해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다면 누구나 손쉽게 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또 “비만은 사회적 비용을 늘리고 결국 국가경쟁력까지 떨어뜨린다”며 “부처별로 흩어진 비만관리 체계를 통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산동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비만을 관리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는 형성돼 있으나 현재 비만 관리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 조성에 대한 투자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2006년 우리나라에서 비만 치료에 들어간 진료비와 소득 손실은 2조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hanmy@fnnews.com 한미영기자

[파이낸셜뉴스]